미술사의 기초개념
하인리히 뵐플린 지음, 박지형 옮김 / 시공사 / 199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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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딜가나 고전이라는 것이 있다. 미술서에도 고전이라는 것이 있다. 본서는 시공사에서 < Classic File: 예술학의 고전 >이름 으로 출간한 미술사의 고전이다. 그리스 미술의 르네상스에 대한 영향력을 기술한 논문이 빙켈만의 [ 그리스 미술 모방론 ]이라면 근세미술에 대한 개괄과 더불어 그야 말로 미술의 르네상스와 바 로크라는 양대 산맥을 비교한 소중한 글이 바로, 뵐플린의 [미술 사의 기초개념]이다.

이책의 중요성만으로도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데, 또 역자의 번역도 비교적 충실해서 미술사에 대한 기본 적인 이해가 있는 독자들에겐 무리없이 읽어내려갈 수 있는 책이 라서 여기에 소개한다. 책 서언에서 저자는 '시각방식'에 관해 일갈을 하고서 들어간 다. 즉, 이것은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생물체처럼 생장하며, 미 술사가들은 늘 이런 변화를 고려해야 한다는 충고가 그것이다.

마치, 존 버거의 [ Ways of Seeing ]의 1장의 요약일 수 있는 '사람은 원하는대로 본다'는 것과 흡사해보인다. 이 충고, 곧 ' 인간은 언제나 보기 원하는 대로 보아왔다는 말은 너무도 지당하 다.'는 문맥으로 이어지고 있다. 저자는 각 시대별로 작품이 제 작되고 감상되어지는 '방식'이 엄존했다는 점을 하고 싶었던 것 이다. ' 모든 것이 모든 시대에 가능할 수는 없다.' 또 이 책을 통해 저자가 관찰/개진하려는 요지--미술사를 통해 등장하는 상 반되는 두가지의 주도적인 경향--을 서문에서 간략히 소개하고 있는데, 이는 본문에서 수도 없이 반복강조되고 있다.

작가마다 개인양식이 존재하나, 그것은 곧 유파와 민족양식/정서로 복속되 어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양식 → 민족양식 → 시대양 식 →'이라는 절차를 통해, '양식'의 흐름를 살펴보고 있다. 여 기서 다루는 그 2가지 상반된 양식이란 16세기 이탈리아 르네상 스와 17세기 북유럽 바로크 양식을 이르는 것이다. 이 두 양식의 대비는 5가지로 구분되어진다.

첫째: 선적인 것 → 회화적인 것 둘째: 평면적인 것 → 깊이감을 주는 것 세째: 폐쇄적인 것 → 개방적인 것 넷째: 다원적인 것 → 통일적인 것 다섯째: 명료한 것 → 불명료한 것 이상의 다섯개의 대조되는 항목들은 사실 크게 2개로 나뉘어서 서로 대비되는 성질을 띄게 된다. 1. 선적인 것과 회화적인 것. 전술한대로 선적인 것은 16세기를 대변하고, 회화적인 것은 17 세기의 속성이다. 좌우지간 선적인 것과 회화적인 것의 차이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여기선 '선적인 것'이란, 촉각적-- 만질 수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뚜렷한 성질--이고 조각적인 속 성을 지닌 작품을 뜻한다고 할 수 있다.

미술은 결코 표현의 역사라고 단정하는 것은 일면적 오류를 범하 는 것이라고 결론부는 시작한다. 그게 무슨 얘기인가. 즉 각기 다른 시대의 양식을 나란히 비교 평가하는 것은 미술사에선 불가 능하다는 것이다. 왜냐면 그것들은 각기 다른 언어로 이야기하 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은 늘 자기가 원하는 바대로 표현하고,감 상해왔다. 따라서 회화의 역사는 부수적 의미가 아니라, 본질적 의미에서 '장식사'이다. 새로운 제 형식들을 통해, 새로운 세계 에 대한 단면을 드러낸다. 민족적 특성에 따라, 남유럽의 전통 은 '인간을 만물의 척도'로 보기에, 선, 평면, 입방체등은 모두 인간중심적 사고의 반영이며, 북유럽 고딕의 전통은, 인간적 척 도르 초월하는 불가사이한 생동감으로 충만한다. ' 새로운 직관 양식에는 의례 새로운 세계상이 반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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