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라고 하면 첫째 그림이다. 그림이 정감이 가면 내용은 왠만하기만 하면 재미있다. 이 만화는 흔히 일본 만화가 그렇듯이 배경 그림이 훌륭하다. 그런 점에서는 일류급이다. 가장 중요한 인물도 아주 좋은편이다. 여기까지라면 별 네개도 넘는 평점이라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런 책이라도 한국인에게 오면 얘기가 틀려지는 것이 있다. 가장 중요한 인물 중에서도 얼굴이다. 일본인들에게는 이런 얼굴이 인기가 있는지 몰라도 우리에겐 전혀아니다. 아주 잘 그려졌음에도 왠지 느껴지는 이질감. 이것이 문제다. 눈과 눈 사이가 가까이 묘사되고 턱이 필요 이상 길다. 뭔가 비정상적이고 호감이 가지 않는 인물 설정이다. 그것이 주인공의 얼굴이 그렇다. 다른 엑스트라 인물은 오히려 괞찮은 편. 이 정도의 그림 실력이라면 얼굴을 좀 더 연구 개발했어야 했다. 충분히 그럴만한 정도의 실력자로 보인다. 몸 동작의 묘사는 어색함이 거의 없다. 하지만 마치 무슨 설명서의 참고 그림같다. 독창성이 부족한 결과로 보여진다. 내용은 과히 지루하지 않게 읽어나갈만한 수준이다. 그러므로 이런 류의 그림체에도 과히 배타적이 아닌 독자라면 훌륭한 작품이라 할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