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하다 보면 느낄 수가 있다. 부탄에서는 부탄만의 고유한 시간이 존재하고, 미얀마에서는 미얀마만의 고유한 시간이 존재한다. 아프리카에 가면 아프리카의 시간에 자신의 시계를 맞출 필요가 있다. 서울의 시간을 그곳에 가져갈 이유가 없으며, 서울의 시간은 서울에 있어야 어울린다. 그렇게 서두르지 않아도 인생은 충분히 짧다. 느리게 간다고 뒤처지는 게 아니다. 속도를 늦추면 빨라서 놓치는 많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애당초 그들은 바깥 세계와 경쟁할 마음조차 없다. 경쟁에서 이기고 싶은 욕심은 더더욱 없다. 설령 뒤처진다고 해서 그것이 나쁜 것도 아니다. 뒤처진다는 건 경쟁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경쟁하지 않으면 다툴 이유도 없다. 다투지 않으면 평화롭고, 평화는 마음의 고요를 가져오는 법이다. 만일 현대문명의 혜택과 소비를 누리지 못한다고 불행하거나 비참하다고 말한다면, 이른바 선진국 사람들이 모두 행복해야 옳지만 실상은 그렇지가 않다. TV와 컴퓨터, 휴대폰, 자동차와 비행기, 전기와 도시가스가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