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걷다 -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도시건축, 소통과 행복을 꿈꾸다
이훈길 지음 / 안그라픽스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요즘은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애초에 도시에서 태어난 사람들, 시골을 떠나 도시로 온 사람들, 도시로 변한 시골 등... 

아무튼 도시는 많은 사람들을 품고 있는 우리 삶의 한 형태이다.

원해서든 그렇지 않든간에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삶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지만,

동시에 틈만 나면 떠나고 싶은 충동에 휩싸이기도 한다.

도시에 살지만 도시를 떠나 걷고 싶어한다.

사람들은 도시를 '걷기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나도 그랬다.

차를 타고, 때로는 걸어서 매일 도시의 거리를 누비면서도 우리가 사는 거리의 모습이 어떤지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우리의 매일이 행복하려면 우리가 사는 이 곳에 걷기 좋은 곳이 되어야겠구나. 

모든 사람들이 걷기 좋은 곳이 되어야겠구나.'

 

이 책에서는 무장애 디자인과 유니버설 디자인을 강조한다.

말 그대로 장애물이 없는 디자인, 장애가 없는 것과 있는 것을 구분하지 않고 모두가 공동으로 쓸 수 있는 평등의 개념을 바탕으로 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개인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이 더 와닿았는데 장애인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설물이라면 

비장애인들에게도 편한 시설일 것이기에 굳이 그 차이를 두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때로는 나에게 당연한 일이 타인에겐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나에겐 한 걸음만 디디면 쉽게 넘을 수 있는 문턱이 누군가에겐 에베레스트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모두는 잠재적 장애인이라는 필자의 말에 크게 공감한다.

누구에게, 언제, 어떻게 어려움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도시 건축물들이 그들을 생각하여 설계되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배려가 아니라 너무도 자연스러운 것인지 모른다.

 

 

또 이 책은 그동안은 무심히 지나쳤던 도시 건축의 의미를 깨닫게도 했다.

도로를 걷다보면 자주 마주치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요철 블록이 주는 메시지를 알려 주었고,

요철 블록의 원은 36개라는 사실도 가르쳐주었다.

계단이 단순히 위, 아래를 오르내리게 해주는 수단이 아니라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는 앞으로의 진행방향을 알려주는 길잡이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도시 곳곳의 분수는 시각적 즐거움만을 위한 것인 줄 알았는데 소음을 효과적으로 조절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는 것도 배웠다.

 

덕분에 앞으로 거리를 걸을 때는 도시 곳곳에서 그들이 주는 메시지와 의미를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더불어 몸이 불편한 누구나 가벼운 마음으로 걸을 수 있는 도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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