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으로 배우는 인권 수업 - 나의 권리를 지키는 31가지 인권 기념일
인권재단 사람 지음 / 주니어태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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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얼마나 쉽게 지워질 수 있는 것인지 해당 책을 통해 일깨울 수 있었습니다. 2022개정 교육 과정에서 한국사 교과서에 제주 4.3항쟁이 삭제될 뻔도 했죠. 이러한 일이 없도록 우리는 역사를 계속해서 일깨우며, 인권 또한 수호하기 위해 늘 노력해야 합니다. 그 노력의 시작에 이 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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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처럼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7
임솔아 지음 / 현대문학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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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처럼』은 인간이 어떻게 서로를 가족으로 부를 수 있는지에 관해 이야기를 함과 동시에, 인간과 비인간이 가족으로 구성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사이에서 인간은 인간과 갈등을 겪는다. 성장의 시기에 내가 채빈과 떨어져 지내게 된 상황과 다시 함께 살아가게 된 상황은 찢긴 종이를 다시 붙이고자 하는 것만 같다. 종잇조각은 서로 붙어 하나가 될 수 있지만, 찢기기 전의 상태로는 돌아가지 못한다. 이처럼 나와 채빈도 위태롭게 붙여진 상태에 불과해진다. 나와 채빈, 엄마는 한집에서 함께 살지만, 단시간에 서로를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이가 되지는 못한다.

법적으로, 형식적으로 이들은 분명 가족이지만. 법이 말하는 가족과 우리가 실질적으로 체감하는 가족 사이에선 낙차가 존재한다. 채빈과 나는 이를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채빈은 삐약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면서 나와 엄마를 가족의 울타리 안으로 들여보낸다. 가족이 된다는 것 아니 적어도 한 존재를 나의 존재라고 여기는 첫 번째 증표는 이름을 붙여주는 것이다. 채빈은 삐약이를 데리고 온 이후, 집 안으로 들이는 모든 존재들의 이름을 기억한다. 내가 결말에서 채빈에게 집을 지나갔던 존재들의 이름을 묻는 것은 채빈을 진정한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쩌면 채빈이 가족이라고 생각했던 존재들의 이름을 물으며, 내가 채빈을 이루고 있는 세상에 관심을 기울이는 노력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일지도, 채빈이 가족으로 생각했던 존재들을 기꺼이 나 또한 가족으로 여기겠다는 마음을 나타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무엇이 되었든 우리가 진정 가족으로 서로를 여긴다는 것, 가족으로 규정한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내가 채빈, 별나와 이룬 가정 더 나아가 우유도 포함해서 이루게 될 가정의 모습에서 이제 우리는 하나의 인간으로서 동물을 책임진다는 의식을 의심하게 된다. 우리가 인간이기에, 라는 전제에서 벗어나 우리 또한 하나의 존재로서 다른 존재와 긴밀한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를 애정할 수 있는 단계 그것이 곧 우리가 만들어나갈 가족의 형태일 뿐이라는 것을 해당 소설이 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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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보다 Vol. 1 얼음 SF 보다 1
곽재식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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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 - 보다 시리즈는 문학과지성사가 최근 몇 년 동안 성실하게 출판해오는 기획 도서다. 계절마다, 발표된 소설 중 주목할 의의가 있는 단편 소설들을 묶어서 출판하거나, 한 해에 발표된 시 중 여러 편을 묶어 출판해왔다. 특히 『소설 보다』 시리즈를 챙겨 읽을 정도로 선호하는지라 이번에 sf 소설들을 묶은 기획 도서가 나와 감회가 새로웠다. 순문학과 장르 문학의 경계가 흐려지는 요즘이라 그런지 더욱 반가웠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운 좋게 해당 도서의 가제본를 접해서, 읽고 서평을 남길 수 있었다.

얼음을 주제로 집필된 여섯 편의 소설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시선을 두고 있어, 단순히 재밌다를 넘어 무언가를 향유할 수 있는 지점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해당 소설들은 가상의 공간, 과학의 발전, 상상이라는 미지 속에서 탐색되지 못한 것들을 그려 내고 있지만, 그 안에는 현실 속 우리가 해결하지 못한 것들을 품고 있다. 현실의 대안점으로 가상의 공간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이야기하기 위한 공간을 가상으로 두는 것이다.

여러 편의 소설들 중 한 편을 살펴보자면, 곽재식 작가의 「얼어붙은 이야기」를 이야기하고 싶다. 해당 소설을 읽으면서 우리는 낯설지만 어딘가 익숙함을 느끼게 된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행해왔던 이기심, 사회적 질서 안에서 이행되어 온 부조리함이 「얼어붙은 이야기」의 심연에 자리하고 있다. 작가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 안에서 우리가 경험해왔던 것을 이야기한다. 가령 인간 본연의 이기심에서 기인하는 생각들 예를 들어 되살기 위해서, 몇조 개의 별을 없앨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부터 직장 생활에서 공공연하게 행해지는 타자이기에 가능한 행동들까지. 그러니 우리는 해당 소설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마주한다. 수치심을 느끼기도, 나 또한 이러했는가 고민하게 만든다. 그러니 『 SF- 보다』는 절대 가볍지 않은 책이다. 얼음을 매만지면 차갑다는 감각 다음에는 축축함이 이어진다. 해당 도서 또한 마찬가지다. 시리도록 차갑지만, 차가움은 일정한 시간 후에 사라질 것이다. 차가움이라는 감각은 무한하지 않다. 다만 우리는 우리의 손에서 흘러내린 물을 마주하게 된다. 얼음은 녹아도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가 수건으로 물을 닦지 않는다면, 그러니 우리는 얼마간은 해당 도서를 읽으며 우리의 맨얼굴을 바라봐야만 한다. 이러한 과정이 사회를 바꾸지는 못해도, 조금은 나아지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조금의 확신이 자라난다. 그러니 나는 이 글을 보게 될 당신에게 속삭이고 싶다. 우리가 공유하는 것이 점차 커진다면 개인에서 더 나아가 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고. 그 시작은 『 SF- 보다』임이 틀림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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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언젠가 청새치 한 쌍 중에서 한 마리를 낚았던 일이 기억났다. 먹이를 발견하면 수놈은 언제나 암컷에게 먼저 먹게 한다. 그때 낚시에 걸려든 놈은 암놈이었는데
ㅡ노인과 바다 - P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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