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롤리타(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김진준 옮김, 문학동네)

 

세계문학의 최고 걸작이자 언어의 마술사로 불리는 나보코프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한 작품으로, 열두 살 소녀를 향한 중년 남자의 사랑과 욕망을 담고 있다. 나보코프는 원고를 탈고하고 미국의 출판사 네 곳에 원고를 보냈으나 모두 퇴짜를 맞았다. 그 역시 처음에는 스캔들을 우려해 가명으로 출간할 것을 고민했지만 결국 실명으로 프랑스 파리의 한 이름없는 출판사에서 출간했다.

<롤리타>는 나보코프의 우려대로 출판과 동시에 큰 반향을 일으키며 논란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다. 하지만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고, 미국에서 영어판이 출간되자 첫 3주 만에 10만 부가 팔려나가며 180일 동안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는 등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처음에는 선정적인 내용으로 유명해졌지만, 이후 작가가 겹겹이 숨겨놓은 수많은 은유와 상징들이 다양하게 해석되고 새로운 의미들이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문학적으로 재평가되고 고전의 반열에 오른 <롤리타>는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부 이상 팔려나갔다.

 

추천 이유 |

 

 앞서 책에서 소개한 것처럼 <롤리타>는 변태적인 성욕을 대표하는 단어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소설이고, 단순한 소설을 넘어 무엇의 의미를 담고 있는 지에 대해 알려진 것은 의외로 많지 않습니다. 이번 책의 출간을 계기로 한 번 같이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2. 플라테로와 나(후안 라몬 히메네스 지음, 박채연 옮김, 을유문화사)

 

스페인과 중남미의 여러 나라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며 '스페인의 생텍쥐페리'라는 찬사를 받은 195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후안 라몬 히메네스의 산문시집으로, 20세기 스페인 문학의 산문시 중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에는 산문시집 <플라테로와 나> 외에도 아름다운 '히메네스 시선'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1914년 출판 당시 스페인은 물론 중남미에서도 호평을 받은 <플라테로와 나>는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 왔다. '안달루시아 비가(悲歌)', '자전적 서정시'라고도 불리는 이 아름다운 산문시는 작가의 고향인 모게르를 우리들에게 영원히 기억하도록 만들었으며 20세기 초반 스페인의 역사, 사회, 문화적 풍토도 잘 재현했다.

후안 라몬 히메네스는 19세기말, 몰락한 스페인의 고질적 문제로서 흔히 '스페인 문제'라고 불리던 주제를 훌륭한 산문시로 승화시켰다. <플라테로와 나>는 시인의 창작 과정을 전후기로 나누어 볼 때, <영적인 소네트>와 함께 전기 시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반기를 마무리할 뿐 아니라 시인의 후반기 문학의 특징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추천 이유 |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읽는 문학 작품들은 대개 일본 소설과 미국 소설이고, 나머지 국가들의 소설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평가에 비해 박하게 읽는 것이 사실입니다. 프랑스 소설의 경우에는 기욤 뮈소를 중심으로 몇몇 작가들만 부각되고 있으며, 독일이나 러시아 소설들은 고전에 국한되고 나머지 지역들에 대해서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그러한 계기로 이번에 나온 <플라테로와 나>는 중남미를 대표하는 전설적인 문학가인 후안 라몬 히메네스가 쓴 대표적인 소설이라서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한 책이 아닌가 생각했습니다.

 

 

3. 나는 오랫동안 그녀를 꿈꾸었다(티에리 코엔 지음, 박명숙 옮김, 밝은 세상)

 

<살았더라면>의 작가 티에리 코엔의 세 번째 장편소설. 남녀 주인공의 관점에서 각자 일인칭 서술로 이끌어가는 사랑 이야기가 소설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남주인공 요나와 여주인공 리오르는 각자 운명의 상대를 만나 진정한 사랑을 이루기까지 수많은 설왕설래와 시행착오를 경험한다.

소설의 주인공 요나는 눈을 감으면 만날 수 있는 여자가 있다. 요나는 꿈속에서 그녀를 만나는 상황이 반복되는 동안 실제 현실에서도 그녀를 만날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녀는 요나의 이상형 여인이다. 놀랍게도 꿈속 여인이 실제로 눈앞에 나타나기를 소망하던 요나의 기대는 곧 실현된다. 요나가 일하는 서점에 소설책을 보러 들르는 여인 리오르가 바로 그가 꿈속에서 만났던 여인이다.

소설은 이처럼 현실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여인과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 질문을 던지며 시작된다. 원래는 작가였지만 더 이상 글을 쓸 감흥을 잃어버린 요나, 그는 꿈속에서 만났던 구원의 여인을 통해 새로운 삶을 꿈꾼다. 여러 번 사랑에 실패한 경험 때문에 세상에 진정한 사랑은 없다고 믿는 리오르.

그들 두 사람은 눈앞에 다가선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신만의 방호벽을 만들어 감정을 꼭꼭 숨긴 채 마음의 문을 걸어 잠근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사랑하지만 보다 완벽한 사랑을 얻기 위한 두 남녀의 고뇌와 갈등이 시작된다.

 

추천 이유 |

 

 티에리 코엔은 프랑스에서 기욤 뮈소 못지 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신진 작가입니다. 무명으로 낸 소설책이 거장 마르크 레비의 가명으로 된 소설책이라는 '찬사'를 받았기 때문에 우리가 한 번쯤 프랑스 소설만의 색다른 묘미를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추천합니다.

 

 

4. 누구나 홀로 죽는다(한스 팔라다 지음, 이수연 옮김, 씨네21북스)

 

한스 팔라다의 장편소설. 베를린의 한 노동자 부부가 1940년부터 1942년까지 저질렀던 '불법 행위'에 관한 게슈타포의 기록을 바탕으로 씌어졌다. 나치라는 거대한 악과, 침묵과 두려움으로 그에 동조한 독일 시민들, 자기 업무에 충실한 게슈타포, 이웃을 염탐해 먹고사는 협잡꾼, 그 와중에 희생된 무고한 사람들…. 그리고 그럼에도 인간임을 잊지 않고 무력하지만 용감한 싸움을 벌인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히틀러가 일으킨 전쟁에서 아들이 무의미한 죽임을 당하자, 노동자 부부 오토와 안나 크방엘은 나치에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다. 그들이 선택한 방법은 엽서에 반히틀러 메시지를 적어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건물에 놓아두는 것. 그러나 2년 동안 뿌린 276통의 엽서는 18통을 제외하고 고스란히 게슈타포의 손으로 들어갔고, 부부는 투옥된다. 그들은 고작 18통을 위해 목숨을 걸었던 것이다.

나치 치하, 독일 시민들은 모두가 히틀러에게 동조했을까? 작가 한스 팔라다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는 실화를 바탕으로 쓴 이 소설에서 외롭고 무모한 저항 끝에 목숨까지 잃은 노부부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존엄을 믿고 끝까지 선량함을 버리지 않은 독일 시민들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추천 이유 |

 

 전쟁의 잔혹함을 직접 체험했던 저자가 써내는 자전적인 소설은 허구와 픽션을 넘어 진실을 다룬다는 측면이 인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1월에 나온 책들 중에서 이러한 구성을 가진 소설이 이것밖에 없다는 점이 이 책을 추천하게 만듭니다.

 

5. 고양이 모양을 한 행복(고데마리 루이 지음, 김대환 옮김, 잇북)

 

어느 날 우리 앞에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다. 그는 우리에게 사랑을, 기쁨을, 행복을 가르쳐주었고, 그것으로 우리는 마음속 구멍을 메울 수 있었다. 고양이는 우리에게 찾아온 그날부터 우리의 삶 자체였다. 일본 최고의 연애소설 작가 고데마리 루이가 펼쳐놓는 두 사람과 고양이 한 마리의 마음 나눔 이야기.

버려진 고양이 한 마리와 마음속에 구멍이 하나씩 뚫려 있는 부부가 가족이 되어 나누는 사랑과 행복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작가는 이 책에서 고양이가 매개체가 된 부부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다. 각자 무엇으로도 메워지지 않는 깊은 구멍을 하나씩 안은 채 두 번째 결혼에 성공한 중년의 부부가 고양이라는 향신료로 그 구멍을 메워가며 어떻게 일상의 행복을 찾아가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추천 이유 |

 

 이 소설은 사실 제가 저를 위해 추천하는 책입니다. 일본 소설에 대해서 편협할 정도로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선입견이 강한 저에게 아무래도 서정적인 분위기의 소설은 일본 소설을 독해하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나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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