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러브 퍼피 5
이태랑 옮김, Kirishima Itsumi 글/그림 / 서울창작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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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난 이 책을 경품으로 받았다. 받고 보니 여작가분들이 자신이 개를 키우던 애피소드를 4컷만화 형식으로 설명해놓은 식이라, 이렇게 놓고 보니 동물을 싫어하는 나에게는 무척이나 지루했다. 그림체로 만화를 보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현상이 더욱 심하리라 생각한다.

그래도 경품은 경품이었다. 내 힘으로 받은 거라 그래도 한번 읽은 후였다. 어쩐지 재미있었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것이었다. 사실 읽고나서 남는 것도 없었는데 말이다. 고모가 해준 개밥이 맛있어 보여 자신이 먹어버렸다는 이야기, 자신을 산책시켰던 개, 버린 개를 다시 키우게 된 이야기... 어찌 보면 뭐 있을 법도 한 이야기이고 내 실생활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도 재미있다고 느낀 이유는 뭘까. 요즘의 일본 만화답지 않게(?) 자극적인 면이 없어서 그런 것일까? 나보다 세살 어린 동생에게도 만화책은 가려보게 시켰는데, 이 책만은 그래도 아무 말이 필요 없었다. 떨떠듬하게 읽는 듯 하더니 그래도 다시 부담없이 집어드는 동생의 모습에서, 편한 만화의 장점이 이런 것일까, 라고 생각을 했으니까.

이 책은 4컷 만화의 형식에, Kirishima itsumi씨를 중심으로 한 여러명의 작가가 투고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이야기가 다 떨어지면 그 작가가 물러나고 다시 다른 작가가 들어온다. 그림체도 작가에 따라 가지각색에 개의 종류도 죄다 틀리다. 그것이 이 책의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다. 나처럼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이 책을 읽다가 웃으면서 '나 같으면 이렇게 했을텐데' 이런 식으로 상상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개를 키우고 싶어지게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부작용이라면 부작용이랄까! 하여튼 새로운 개념의 만화책임에 틀림은 없다. 부담없이 쇼파에 앉아 즐길 만한 만화. 난 그렇게 이 만화를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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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영웅전 세트 - 전8권
김용 지음, 김용소설번역연구회 옮김, 이지청 그림 / 김영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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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가 서양의 장르라면 무협은 동양의 장르이다. 그리고 무협의 세계를 총망라한 사람은 중국의 金龍선생이다. 유교, 불교 경전부터 시작해서 그의 작품이 美 대학 중국어과 교재로 쓰일 정도로, 그의 소설에는 짜임새가 튼튼하고 감히 넘볼 수 없는 문학적인 무언가가 있다. 난 이것을 구버전의 책으로 읽었었다. 그리고 크나큰 감동을 느끼며, 무협지란 장르에 빠져들었다.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지는 권법들과 치밀한 묘사,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너무나도 잘 맞아떨어지는 이야기... 후일 나이를 먹고 잡은 한국, 혹은 중국의 다른 무협지들은 과장된 무예와 色에만 치중해 있기에, 이 작품이 더욱 눈에 띄였는지도 모른다.

실제 인물인 구처기가 이 소설상의 두 주인공인 곽정과 양강의 아버지에게 비수를 주고 가는 것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원래 결의형제를 맺어야 할 곽정과 양강이 불구대천의 적으로 되는 이야기, 무림 고수들과의 만남과 惡, 正義의 대립과 그 사이에서의 갈등, 2차 화산논검, 징기스칸의 남송정벌을 차례로 끝맺는다. 작가는 책의 후반부 거의 전체를 할애해서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 '고수 위에 또 고수가 있고 그 위에 또 고수가 있으니, 무학의 세계는 끝이 없이 도는 것이다' 그리고 그걸 증명이라도 하듯 하나의 세계관이나 마찬가지인 남송이 징기스칸, 즉 몽고에게 무너지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2차 화산논검에서도 보통의 무협지와는 달리, 홍칠공이나 곽정, 황약사같은 善의 존재들이, 惡을 상징하는 구양봉에게 모조리 패하고 만다. 이것이 고수 위의 고수다. 그럼 그 위의 고수는 또 뭔가. 패배한 세사람보다 무예가 약한 황용이 섭혼술 - 다른 말로 최면술 - 을 사용하며 구양봉을 마지막 순간에 자멸시킨다. 이것이 끝없는 순환의 길이다.

작가는 善의 길을, 惡에게 밀리더라도 지킬 것이며, 무엇이든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을(몽고에 대항하는 것을, 작가는 이 소설 2부작의 주인공이자 양강의 아들인 양과를 통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 글 전체를 통해서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무협을 시작한 남자. 그의 소설은 그래서 가치가 있다. 장르별로 노벨문학상을 번갈아서 탄다면, 이번엔 그의 차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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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걸 마호로 5 - 오늘도 건강한 메이드
디타마 보우, 나카야마 번즈로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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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낙스 제작 만화라! 처음엔 당황했다. 별명부터가 이미 '오타쿠집단' 이라고 붙어있는 그들이 아니던가. 책을 집어들어서 생각없이 설레설레 넘기다가 떠올린 생각이지만, 이미 만화계에서 평범한 사람의 일상생활을 그린다는 것은 이미 한도가 다했다.

그래서일까, 그 평범함에 도전하는 이 만화는 그 소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마로호라는, 인간이 아닌 메이드를 등장시킨 것이 아닐까? 마호로는 지금까지 나온 메이드들과는 어딘가가 확실히 틀리다. 이미 철저하게 주인에게 봉사하도록 설정된 만화로 '강철천사 쿠루미' 가 있지만,

그리고 마호로 역시 처음에는 전투용이 그 목적이었지만, 마호로에겐 상냥함이 더 느껴진다. 자신을 돌봐준 상관의 아들에게 메이드로 봉사하겠다는 마음을 가진 것이라던지, 컵라면의 타이머를 일일히 재면서 앉아있는 장면 등은 웃음을 넘어 독자들에게 어떤 감격까지 가져다준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것은 인간만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우리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게 해주는 만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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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묵시록 카이지 20
후쿠모토 노부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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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묵시록 카이지라... 난 처음엔 화투같은 카드류의 도박을 다룬 만화일 거라고 생각했다. 책방 아저씨의 추천을 받아서 빌리긴 하면서도 도박을 다룬 내용이 매니아들 이상에게까지 통용되진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이 만화는 그런 도박을 다룬것이 아니었다. 처음부터 가위바위보 게임이 나오고, 그 이후는 인간 레이스와 제비뽑기 등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할 수 있는 게임들이었다. 단, 걸어야 하는것이 한 사람의 인생이라는 것 뿐... 극한의 상황에 몰린 주인공, 카이지는 철저한 다른 사람들의 심리 계산에 기초해서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여야 한다. 이 모든것은 돈. 사채업자들의 농간 때문이지만, 그들을 이길 힘이 없다면 그들이 시키는대로 도박을 해야만 한다. 카이지는 그래서 인생 한판을 건 도박을 시작한다. 자신의 속마음을 들키지 않고, 다른 사람의 속마음을 읽어내야 한다- 그리고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인 다른 사람들을 밟아야만 내가 살아남는다...

배경만 약간 바꾸면 현재의 우리 사회를 그린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만화다. 이른바 '신과 같은' 그림체에 질렸거나 고만고만한 이야기 가운데서도 색다른 스토리를 찾는 사람들,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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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가게에서 감동을 받고 싶어한다 -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서비스
마부찌 사토시, 난죠 메구미 지음 / 아카데미북 / 199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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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학교에 버스를 타고가야 하는게 고등학생들의 일과. 그런데, 우리 학교로 가는 마을버스 운전기사들 중에 '박경림' 이라고 불리는 기사분이 있다. 여자분이신데, 지금 몰래카메라를 찍는 것으로 착각했을 정도로 닮은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 기사분은 굉장히 무례하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버스의 높은 턱을 잘 오르지 못하신다. 그런데, 이 기사분은 이런 사람들이 버스에 타려고 하면 시간이 없다며 그냥 버스를 출발시켜 버린다. 이 외에도 안좋은 일들이 많아서, 우리 학생들은 이 '박경림' 이 한번 큰코다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런데 이 버스라는 것이 가게와 다를 바가 없다. 버스에 탈때 기사님들이 웃으며 '안녕하세요' 라고 한다면, 타는 사람들(손님)의 기분이 나쁠까? 친절을 통한 고객만족. 이것이 가게에 들어온 손님들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길일 것이다. 버스가 늦게 갈때, '박경림'처럼 짜증을 내는 기사와, (실제로 겪은 일이지만) 바퀴의 한쪽 면을 인도 쪽으로 올려서 벽면주행을 시도, 손님들을 늦지 않게 해주시는 기사님. 어느 쪽의 기사님이 더 존경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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