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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난 보도 시각의 변화 필요
재난 보도가 가지는 본래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
재난 보도는 시청률을 고려한 상업성보다 국민 전체를 고려한 공공성을 추구해야 한다. 특히 대규모 재난에 있어 당해 보도가 국가적으로 이익이 되는지 국민에게 유익한 보도가 되는지가 먼저 고려돼야 한다.
재난 보도만큼은 언론사 내부적인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시각을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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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의 근본적인 원인과 대책에 대해 장기적으로 파헤쳐 알리고 사후 개선 과정도 지속적으로 추적하는 중장기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나아가 사안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혼란스러운 재난 초기에는 수습, 복구에 도움을 주는 역할도 중요하다
예컨대, 구조 전문가나 구조 장비를 기획 취재하여 구조에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재난을 수습하는 정부나 구조 주체를 무조건 비판하여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기보다는 피해자, 정부, 일반 국민 간의 사회 통합을 지향해야 한다.
2) 사기를 올리는 언론의 역할 정립
재난이 닥치면 사기를 올리는 언론의 역할 정립 재난이 닥치면 많은 국민들이 슬픔에 빠지고 사회적으로 분위기가 침체된다.
이 시기에 사고 현장과 피해 상황만을 반복적으로 보도하기보다는 전체 국민들의 사기를 올릴 수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
비극적인 상황에서 자기 희생을 보여준 공무원이나 시민을 적극 발굴, 보도해야 한다.
평시에도 재난과 관련하여 사기를 올릴 수 있는 기획 취재나 외국의 사례 등을 보도하여 일반 국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재난 프로그램의 기획 편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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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교육 및 매뉴얼 정비
재난 보도는 일반 보도와는 다르기 때문에 재난 현장 취재를 위한 기본 교육이 필요하다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는지?
피해자 인터뷰 등 피해야 될 것들은 무엇인지?
무엇을 중점적으로 취재할 것인지?
구조에 방해를 주지 않는 취재 방법은 어떤 것인지?
현장에 투입되는 기자가 알아야 할 것들은 많다
매뉴얼은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현장에서 피해야 할 것들과 실천해야 할 것들은 신입 기자가 봐도 알기 쉽게 만들어야 한다.
다만, 매뉴얼은 현장에서 실행에 옮겨지지 않으면 소용없다.
위반 시 내부 제재 등 실천을 위한 언론사의 의지가 필요하다
4) 재난 관련 전문성, 책임성 강화
전문성과 관련하여 우선 취재의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
재난 전문 기자나 취재팀을 상시 운영하면서 재난 보도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일회성 발표나 보도에 초점을 두지 말고 기획 취재나 다큐멘터리 등 깊이 있는 보도가 필요하다
또한, 재난 관련 전문가 그룹 확보가 필요하다
재난 발생 시마다 아마추어를 패널로 급히 출연시켜 시청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평소에 재난 관련 전문가 그룹을 확보하여 재난 관련 기자 교육은 물론 필요시 패널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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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현장에서 보완 상황
재난 현장에서 취재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구조에 방해를 주지 않으면서 효율적으로 취재 활동을 하려면 합동 취재단 구성이나 협의회를 만들어야 한다.
현장은 혼란스럽다
인명 피해가 속출하는 현장 접근은 취재 기자 수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재난 시를 대비하여 평소 언론 관련 협회를 통해 취재단 구성이나 기자협의회를 구성해 놓고 교육까지 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재난 보도에 관한 기본적 이해와 필자의 개인적 경험을 위주로 우리나라 재난 보도 문제점과 대책을 제시해 보았다.
앞서 보았듯이 재난 보도에 있어 많은 문제점이 있다.
상업성을 우선시하는 언론사 사주와 간부, 경직된 데스크 취재 경쟁에 몰입된 현장 기자들...
그렇다면 이런 언론 환경에서 바람직한 재난 보도에 대한 희망은 아예 없는 것인가?
재난 피해를 최소화하고 복구를 지원하고 국민들에게 사기를 주며 국가적 이익에 도움을 주는 재난보도는 요원한 것인가?
필자는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하고 싶다.
언론을 운영하고 보도를 만들어가는 것은 결국은 결국 언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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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에서 필자가 겪어본 기자들, 그들에게서 빛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재난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그 속에서 피해자의 아픔을 가슴으로 함께 느끼는 기자들이 있는 한 미래가 보인다.
이들이 언론의 내일이며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다.
오열하는 가족들과 아픔을 같이하며 취재와 숙식을 같이 하던 그 기자들...
장기간 취재로 가슴에서 털어내지 못한 아픔을 씻으러 심리 치료를 떠나던 그 기자들...
재난 현장인 진도를 떠나는 것이 못내 미안해 다시 취재하러 돌아온다고 약속하며 손을 잡던 그 기자들...
치열한 취재 활동 중에는 여러 날을 필자와 언쟁했지만, 격려와 에너지를 가득 담아주고 떠나던 그 기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