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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운 일 덜 생각하고 ㅣ K-포엣 시리즈 26
문동만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2년 3월
평점 :
약 1년여 전, <가만히 두는 아름다움> 문동만 산문집을 읽은 후, 다시 그 작가의 시집을 읽게되었다.
산문의 책 제목도 그랬었지만 이번 시집의 제목이 참 좋았다.
<설운 일 덜 생각하고> 얼마나 가슴 찡한 말인가....
우리 생활에서 설운 일만 덜 생각해도 마음이 가볍고 따뜻해지고 행복한 순간들이 많을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행복했던 기억도 생각하지만, 섧고, 무시당하고, 소외되고, 부당하게 억울함을 당하는 일들로 마음을 다치고 상하거나 하면서 덜 행복한 시간도 많이 보내고 있지않나한다.
발문 김수이(문학평론가)의 “삶과 시를 이어가는 수고 혹은 기쁨”은 내가 다 표현치 못하는 감정을 나타낸 글이라 공감했다.
P110
시집 곳곳에 포스트 잇을 붙이며 내 감상을 적어두었다.
작가의 깊은 내면의 소리는 얄팍한 내 지식으론 다 듣지 못한 채, 순전히 내 나름의 느낌으로...
<설운 일 덜 생각하고>
엄마
콩밭도 없는 세상으로 가셨으나
완두콩 남겨두고 가셨네
....(중,하략)
P 41
억척스럽게 살다 간 엄마 생각이 났다. 내 어린시절이 온통 가난이라는 단어로 점철되었으니 엄마는 자식 셋을 배만 곯지 않게 먹이느라 얼마나 고단함 삶이었을까?
이 시를 읽으면 울 엄마가 내게 남겨둔 것은 무엇일지 그것이 유형이든 무형이든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나는 가린다>
낯을
사람을
감정을
음식을
빛을
마음을
친절을
종교를
정치를
시를
노래를
가린다
편애와
편견으로
확증할 수만은 없는
분별심으로
가린다
...(하략)
P 95
좁게는 딱 지금의 내 생각과 처지(處地)를,
넓게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그리고 세계를 말해주는 듯 하다.
감히 나는 이런 단어로 정리 할 수 없는데 정말 나를 대변(代辯)한 듯 하여 후련했다.
생활에서 오는 잔잔한 풍경과 감정의 시어로 하여 싱그러운 봄 4월이 연둣빛으로 물들게 한 시간이었음을! 감사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