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최종규 글.사진, 사름벼리 그림 / 스토리닷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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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살림 노래, 오래된 나를 깨워 새롭게 걷는다)
최종규 저자, 스토리닷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살림 노래, 오래된 나를 깨워 새롭게 걷는다) 이 책은
시골이라는 보금자리에서 아이들하고 함께 지은 살림 노래 가운데 한 자락이라고 저자는 설명합니다.
*저자는 육아일기라는 이름보다는 살림 노래라는 이름을 즐겨 쓴다고 합니다. ‘아이하고 살림을 꾸리는 동안 지켜보니, 아이를 키운다는 어버이는 언제나 아이한테서 보살핌을 받아요. 아이를 가르치는 어버이는 늘 아이한테서 배웁니다.’ 이런 이유로 말입니다.











여는 말의 마지막에 이런 문장이 나옵니다.
‘서울도 시골도 모두 아름답게 거듭나서 서로 기쁘게 어깨동무하는 마을, 이른바 ‘어깨 마을’이 될 수 있기를 빕니다. 차근차근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

이 문장을 보고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뚱딴지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서울도 시골도 아름답게 거듭나?, 어깨마을?

하지만 책장을 한장 두장 넘기면서 어? 이 책 뭐지? 그냥 허투루 뭔갈 얘기하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망가져 가는 지구 대신 인류가 살 또 다른 행성이 필요하다며, 화성 이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일론 머스크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화성의 지하를 파 인류가 살 수 있도록 이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내용과 함께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큰 꿈을 꾸는 사람이구나.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시골에서 살림을 짓는 즐거움을 읽으면서, 일론 머스크와 분야는 전혀 다르지만, 저자 최종규 씨가 꿈꾸는 세상의 가치를 생각하면, 일론 머스크 못지않은 엄청난 큰 꿈을 꾸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학약품을 섞은 생리대를 만드는 회사가 한 번만 쓰고 버리는 이런 화학제품을 이제 멈추고서, 앞으로는 땅에서 푸르게 자란 풀에서 얻은 실로 정갈하면서 좋은 *달거리 천을 지을 수 있기를 빕니다.’
천으로 만든 생리대를 기업이 제작해 줬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 부분을 읽으면서 세탁도 번거롭고, 한 번 판매하고 나며, 헤어지고 찢어질 때까지 쓸 수 있으므로 기업에서 큰돈을 벌 수 없는 일이라, 이런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을 바라는 일은 정말 무모한 일처럼 생각되었습니다.

“제가 열한 해째 곁님(배우자의 순우리말로 보임) 핏기저귀를 삶고 헹구면서 살아온 바탕에는 이런 뜻이 있어요.”
하지만 저자는 이런 식의 다소 어리석어 보이는 바람을 그냥 몇 자 쓰는 것으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저자의 바람은 맘속 깊은 곳에서 나온 강렬한 희망, 소원, 꿈처럼 느껴지더군요.
실제로 11년째 몸소 실행하며 이런 꿈을 지속해서 바라며 살고 있었습니다.

배우자의 천 생리대를 열한 해째 삶고 헹구면서 살아왔다니?
정말 충격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대부분 남자가 들어도 충격적이지 않았을까요?
이런 점에서 저자가 원대한 이 꿈을 정말 강렬하게 바라는구나! 라고 느꼈답니다.
이 대목을 읽고 나서 저자의 다른 꼭지의 글도 예사롭게 볼 수 없었습니다.

처음에 시골에서 살림을 짓는 즐거움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시골에서 바깥일을 도우며, 예를 들어 텃밭에서 소소하게 작물들을 재배하고, 시골집 마당의 조경이나, 집의 보수작업 등 이런 것을 시골 살림이라 표현하는 것이냐고 생각했었습니다.

혹은 저자가 곁님의 살림 짓는 모습을 묘사하며, 그 것의 즐거움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죠.
아이들한테 살림을 직접 가르치기도 하고, 심지어 저자인 사내가 ‘곁님의 피묻은 달거리천’을 직접 빨래하면서 살림 사는 모습을 보면서 말입니다.










저자는 아이들에게 살림을 가르치며, 자녀교육을 합니다.
저자는 자연을 큰 배움터로 삼으며 아이들에게 자녀교육을 합니다.
‘대학 안가고 책만 읽어도 됩니다’, ‘아이한테 학교는 마땅하지 않아요’ 라는 글의 꼭지를 통해 지식만 집어 넣는 교육이 아니라 살아 있는 배움을 가르치길 원하는 강렬한 열망이 있습니다.
갈 수록 궁금증이 많이 생겨납니다.

간단히 서평을 쓸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책장을 덮고 있지만, 이 책을 다시 한번 더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니 여러 차례 읽게 될 것 같습니다.
수차례 읽어도 지금 머릿속에 있는 물음이 모두 해소될지 의문입니다.
다시 읽고 또다시 읽을 때마다 책의 모습이 달리 볼일 것 같은데, 새롭게 눈에 띄는 부분을 다시 수정하고 또 수정해 다른 버전의 느낌글을 작성해 봐야겠습니다.

살아온 시간이 다소 부끄러워집니다.
남은 시간은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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