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으며 나의 엄마가 이렇게 편안하게 얘기해 주었더라면, 이런 순간들마다 따뜻한 위로를 받았더라면 하며 시시때때로 아이의 시절로 돌아간다. 그리고 사실 읽는 내내 나 너무 잘하고 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나온 대부분의 조언을 이미 해왔고, 하고 있는 것 같다.⠀저자의 전작, 모녀 관계를 다룬 <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를 흥미롭게 읽었는데 이번 책에서는 딸을 키우면서 느낀 깨달음과 3만 회 이상의 가족 상담을 하며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부모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자산이자 소중한 가치에 대해 말한다. 특히 당장의 학업에 치중하느라 삶의 너무 많은 부분을 놓친, 혹은 갖추지 못한 인생들이 결국 어떤 어른이 되는지 주변에서 많이 보지 않았는가 하고 떠올려보게 된다.⠀자라면서 경험하고 부딪히는 일에 대해 부모가 대신 가르침을 주거나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은 어차피 거의 없다. 하지말라면 더 하고싶고 아무리 말려도 제 갈 길 가게 되어 있다. 다들 자식 해봐서 알 텐데, 왜 갑자기 부모가 되면 그런 적 없던 척 모르는 척 하는지도 모르겠다.⠀‘피하고 싶은 것이 인생의 전부가 되는 이유’라든가 ‘아이들 저마다의 생의 의미’ 등은 알면서도 다시 새기게 된다. 그리고 육아 방식이란 내 삶과도 별개일 수 없기에 이 책은 어쩌면 육아서지만 육아서가 아니다. 부모이기 이전의 개인으로서 삶 자체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을 멀리 제시한다. 물론 수많은 건강 수칙들처럼 알면서도 지키기는 어렵겠지만⠀부모를 다그치거나 훈계하는 글이 아니라 가족 상담/치료 전문가답게 마음을 보듬는다. 특히 양육 철학을 만들어가고 있는 영유아 부모에게 좋은 위로와 도움이 될 것 같은 교과서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