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세트] 세상의 레시피들 (총3권/완결)
쇼시랑 / ABC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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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y meets girl #평범남 #존댓말남 #비밀녀 #엉뚱녀 #서양풍 #모험물 #성장물 


먹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 

지독하게 가난한 마을에서 태어나 희망을 품고 도시로 상경했지만 마을에서는 영리한 편이었던 머리도 도시에서는 무능력이라 막노동을 전전하던 남주가, 가진 것은 무력과 보석밖에 없는 정체불명 여주를 만나서 잡혀먹히지 않기 위해 맛있는 것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 


전형적인 로맨스 소설은 아닙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주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데 엄청난 괴력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소심하고 무능력한 남주는 그런 여주를 돌봐주지만 무서워해요.  

남주 선택적 시점으로 진행되지만 촌놈이다 보니 소설 세계관도 남주가 이해하는 범위 내에서 한정적으로 접하게 됩니다. 마치 작가님이 게임을 하는 것을 보는 기분이에요. 능력치가 낮은 LV1 캐릭터 두 명으로 이곳저곳 이동하면서 마을마다 NPC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정보를 모아 다음 마을로 진행됩니다. 레벨은 새똥만큼 오르고 제작자가 만든 배경 설정은 다 알 필요도 없고 읽으면 재밌기는 하고 조연은 다음 퀘스트를 위한 만남과 단서를 위한 것이죠. 떡밥인 줄 알고 잘 기억해뒀는데 맥거핀으로 끝나는 것도 많습니다. 소설과 독자 사이가 꽤 멀지만 재밌어요! 

<세상의 레시피들>이라 야생에서 사냥부터 고급식당까지 먹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식도락보다 설명문에 가까운데 소심한 남주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 여주와 함께 한 끼를 먹는 과정이 눈물 날 정도로 고생이 가득하거든요. 

소설에서 왕의 몰락, 민족 차이, 부정부패, 사회적 불평등, 식인 등 학술적인 요소가 나오지만 작가님이 답을 내거나 자기 생각을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배경으로만 쓰이고 감성적인 의미에 더 가까워서 부담 없이 보기 좋아요. 진지하게 생각할 부분은 독자의 몫으로 남겨놨죠. 이런 것들이 남주의 경험이 되어 성장하지만 먼치킨이 되는 건 아니고 그냥 평범한 시민이 됩니다. 기본적인 끼니와 거주가 안정되고 많은 사람을 대하면서 자연스럽게 사회 구성원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그 자체만으로 사람에게는 내일을 계획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거든요. 남주의 성장이죠. 여주는 남주와 함께 지내면서 단순히 본능적인 식욕보다 남주를 다른 의미로 아끼게 되는 부분이 좋고요. 

이런 종류의 성장물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덜 자란 어른이가 세계에서 최강자처럼 뛰어나지 않아도 각자의 행복을 찾고 소중한 것을 만나는 이야기요. 19년 끝 무렵에 좋은 책을 만났어요. 이 3권만으로도 이야기가 잘 끝났지만 외전도 더 보고 싶어요. 

좋지 않았던 부분은 단역들 이름이 비슷한 점? 어감이나 글자 수가 비슷하면 헷갈리는 부분이죠. 주·조연이나 한 장면에서 여러 명이 나왔으면 착각했을지도 몰라요. 


마지막을 살짝 스포하면 맛있는 것, 두 번 다시 못 먹는 것, 하나뿐인 것은 마지막에 먹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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