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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에 적힌 시 한 편 ㅣ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 3
오연경.이옥근.임동민 엮음 / 창비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처음 제목 보다는 '국어 선생님의 시 배달'이라는 부재가 눈이 들어왔다. '국어 선생님들이 선택한 시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의 궁금증에서 시작된 책 읽기.
유명한 시인의 시들도 있지만 처음 듣는 시인들의 시도 소개가 되어 눈길을 끌기도 했다. 1부<생각만 해도 참 좋은 당신>에서는 마음 한 구석에 가라앉아 있던 슬픈 사랑, 당신만 바라보는 '당신 바라기'같은 아무도 모르는 나 혼자만의 찌꺼기들을 끄집어내어 어루만져주는 느낌이었다. 2부<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에서는 누구나의 그리움 속에 묻어버린 사랑의 추억들...3부<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에서는 자연의 숭고한 사랑, 고고한 기다림, 끝까지 매달리는 믿음으로 일궈낸 열매가 주는 감동. 4부<들려우는 세상의 바람소리>자신을 결코 드러내지 않지만 바위 같이 같은 곳에서 침묵과 단아한 모습으로 곁에 늘 있는 존재에 대한 감사, 세상속에서 살아가는 나를 누군가가 잘 견뎌내라고 격려하고, 칭찬하고, 안아주는 시들이 있다.
한 편의 시를 소개한 후 국어선생님들의 옛시절, 시와 함께한 수업시간, 경험담과 재미있는 생각들이 꾸밈없이 펼쳐진 구성이 책 제목과 딱 들어 맞는다. 칠판에 한 편의 시를 옮긴 후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수업...이렇게 수업을 한다면 학생들은 자연스레 마음의 문을 열고 행복한 수업시간이 될 듯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에게 특별한 순간, 인생에 있어서 전환점이 될만한 일들,,,, 만을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 속에서는 지금 이순간, 그 자리에, 같이 있는 세상의 모든 것, 작은 것, 작은 일렁임들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감사하는 글들로 가득하다. 우리들에게 몇 줄의 시 한 편이 사람의 마음을 다잡아주고 얼러준다면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