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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생 이야기
오츠이치 지음, 김선영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어쩌다 접하게 된 책이 흥미롭거나 재미있으면, 그 책 저자의 다른
작품들 또한 관심을 갖고 구해 읽게 된다. 그러다 결국 작가 개인
에게 까지 관심이 다다르게 된다. 그의 가치관, 사고 방식, 저술 방
식, 취미나 기호등 사생활 전반에 까지 호기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오츠이치 라는 이 작가는 17세의 어린 나이에 쓴 '여름과 불꽃과
나의 사체' 라는 작품으로 집영사 제 6회 점프 소설 대상을 수상
하며 일본 문단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자국에서 뿐 아니라 해외
에서도 많은 열광 팬을 거느리고 있는 소위 '천재작가'로 불린다
는데, 그의 데뷔작을 읽어 보면 절로 머리가 끄덕여 진다.
그의 작품은 정교한 구성력과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암
울하고 섬뜩한 상황 설정이나 어두운 인간 내면의 심리를 차갑고
도 강렬하게 다루는데 일가견이 있다. 개인적으로 잔혹하거나 섬
뜩한 묘사나 장면이 들어간 작품을 꺼려하는 편인데, 작가의 말대
로 '고통을 느끼는' 묘사는 거의 넣지 않았음에도, 설정이나 분위
기, 인물들의 기이한 행동들이 그런 상상이나 연상 작용을 불러
일으키게 하는 것 같다. 그래서 읽는 동안 불편한 점이 없지 않았지
만, 쉽게 손을 놓기 어려울 만큼 흡입력과 매력을 가진 작품들이다.
'소생이야기' 라는 이 책은 그가 '소생' 이라는 필명으로, 한 인터
넷 사이트에 올린 글을 모아 묶은 책이다. 일기식의 글이라 부담
없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사적인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가 써 온 강렬한 소설들과는 달리 소심하고 유머스러한 인간미
와 그의 소소한 일상을 접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인 책이다. 다만 실
제 일상과 작가의 공상이 이리저리 뒤섞여 있어, 잘 구분해서 읽어
야 하는 점이 포인트이자 주의사항 이랄까..
단 그의 전작 소설중 한 권쯤은 읽어 본 후에 이 책을 읽는다면,
작가에 대한 이해의 폭과 글을 읽는 재미가 더욱 크리라 생각된다.
금새 읽으리라 생각하고 손에 잡은 책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