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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은희경 지음 / 문학동네 / 199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 나는 사랑의 소모를 두려워했다. 마치 광합성으로 스스로
제 먹이를 만드는 녹색 식물처럼, 햋빛을 받아들이고 물을
길어올려 자기 안에서 스스로 먹이를 만드는 사랑을 원했다.
내 몸속에서 혼자 사랑이라는 먹이를 만들고 그것을 먹으며
생존해가기를 말이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황량한 겨울 들판을
헤매며 타인을 찾아 울부짖고 싶지는 않았다. "
누구나 사랑을 꿈꾼다.
그 낭만적 감정과 서정을 바라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내심 두려워 한다. 그 이면에 존재하는 타인과의
부대낌에서 오는 갈등과 상처의 아픔, 그로인한 허망한 비껴감의 결과를.
사랑은 자기애적 만족이자 상대에 대한 기대이다.
사랑은 가변적이다. 사람의 마음에 의해 생성되는 만큼 불완전하며
쉽게 변형 또는 변질되기도 한다. 사람에 대한 실망은 곧 사랑에 대한
절망으로 귀착된다. 그러나 사랑에 대한 동경과 기대는 결코 소멸되지 않는다.
사랑과 사람, 관계맺기에 대한 작가의 냉소적 성찰은 언뜻
" 사랑, 그 쓸쓸함에 관하여 " 라는 노래 가사를 떠오르게 한다.
사람보다는 사랑 자체를 선택한 주인공의 모습에 선뜻 동의하기는
어려우면서도 일말의 연민이 느껴지는건 꼭 가을이어서 만은 아닐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