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상력이 풍부한 작가들을 좋아한다. 에드가 알란포우, 필립 K.딕, 스티븐 킹 등등.. 이런 작가들의 주옥같은 작품들을 읽다보면 나의 뇌 또한 자극을 받아 이런저런 재미있고 황당한 상상의 나래를 펼칠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로는 '도라에몽' 이란 작품을 가장 첫 손가락에 꼽는 이유도 그러하다. 이책은 이적 이라는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기괴하고도 몽상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오랫동안 글에 치여 불평해오던 그림책의 그림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표출하기위해 글들을 모두 먹어치운다는 이야기나, 남의 귀청소를 담당하던 제불찰 씨가 몸이 점점 작아져 급기야는 귀를 통해 인간의 뇌속 사유영역까지 들어가게 된다는 이야기나, 우리들이 무심코 잃어버리거나 못쓰게 버려진 우산들이 모두 새롭게 태어나 영생을 누린다는 잃어버린 우산들의 도시 이야기나, 살아 숨쉬듯 스스로 음악을 만들어 내는 피아노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나를 즐거운 상상의 세계로 이끌며 몽상적 포만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몽상이 주는 즐거움은 모든것이 가능하고 허용되는 세계속에서의 자유로운 사유의 쾌락과 더불어, 현실 바깥에서 현실을 관조할 수 있는 보다 확장된 인식의 폭이 가져다주는 지적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현실이 지루하고 권태롭거나,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원하신다면 이책을 강추(!)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