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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 오브 원더 Spirit of Wonder
츠르타 켄지 지음 / 북클럽(만화)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필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펜선을 세세히 채워 스케치하는 타입이다.
이런 타입은 단지 그림을 보는 것 만으로도 사람을 흐뭇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터무니 없게 느껴질 정도의 낙천성이 이야기를 잘 받아들이게 한다. 쉽게 소화하기 힘든 설정들로
에피소드들을 꾸려나감에도 딱딱한 설정을 아무렇지 않게 만드는 과학 그 자체에 대한 로망이
있다.
이야기가 일관되게 다루는 감성이 로망이기에 이야기의 결말은 자주 실패로 맺어진다.
그럼에도 구조가 허술하다는 거랑은 다른 인상이다.
로망을 담아내는데에는 이야기의 구조가 단순할수록 좋다. 꽉 짜여진 치밀함은 로망이나
낙천성과 애당초 거리가 있다. 나사가 삼분의 이 정도 빠진 느슨함이 필요하다.
모두가 다 인상에 남지만 그 중에서도 취향인 에피소드는 '소년과학클럽'과 '공상가 마리'
'소년과학클럽'은 싱긋 웃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데 그런 터무니없는 밝은 이야기를 도대체 어떻게
하면 할 수 있는걸까?
'공상가 마리'는 시간여행을 한 번도 생각못해본 방식으로 다뤄버린다. 그 결과 뻔한 이야기여도
어느 순간 sf가 세익스피어적인 희곡으로 탈바꿈해버린다. 마지막 나레이션은 이 모든 이야기가
한 여름밤의 꿈인 것 같은 묘한 터치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