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김숨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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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김숨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침대』를 읽으며 우리는 첫 번째 소설집인 투견에 비해 소설의 소재나 성격적인 면에서 많은 확장을 이루어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소설집 『침대』 앞쪽의 소설들은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난해한 소설이 주로 묶인 반면, 뒤쪽의 소설들은 조금 더 현실성에 발을 딛고 이야기를 전개했다. 또한 맨 뒤의 「트럭」에는 환상 같은 건 조금도 들어 있지 않다. 그래서인지 하나의 소설집으로 묶였지만 『투견』과 달리 전체가 어떤 성격을 지녔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다. 다만 「트럭」을 배제한다면, 소설들이 가진 희미한 ‘공통’을 찾을 수 있다. 그것은 낯선 자들의 방문이다.

 

오후 두 시에 방문할 예정인 ‘관리자’와 통보도 없이 들이닥친 ‘그들’(「409호의 유방」)

그녀에게 침대를 떠맡긴 ‘그들’과, 그와는 달리 종교적이며 도덕적으로 보이는 ‘그들’(「침대」)

‘철거단원’들로부터 집을 지키기 위해 방문한 ‘손님들’(「손님들」)

12년간 자리를 지켜온 박의 철제 책상을 옮기는 ‘관리부 직원들’(「박의 책상」)

만능열쇠를 갖고 있었다고 고백한 ‘열쇠공’(「두번째 서랍」)

느닷없이 철문을 열고 들어와 닭들을 모두 없애버린 ‘군인들’(「도축업자들」)

쌀과 소금이 다 마르는 날 항아리를 가지러 올 거라는 ‘늙은 여자’(「쌀과 소금」)…….

 

이러한 낯선 방문자들 앞에 무너져 내리는 현실을, 그리고 ‘자아’에 대한 침략이거나 표출을 김숨은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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