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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몸으로
김초엽 외 지음, 김이삭 옮김 / 래빗홀 / 2025년 6월
평점 :
“혹시, 벌에 좀 쏘여봐도 될까요?”
<다시, 몸으로>를 펼치고 가장 먼저 마음에 닿은 건 김초엽 작가의 단편 〈달고 미지근한 슬픔〉이었어요.
양봉을 하며 살아가는 단하와 그 벌들은 관찰하고자 찾아온 곤충 연구자 규은. 이 소설의 배경은 인간의 몸이 사라지고, 모두가 데이터로 이주한 세계랍니다. 그 말은 실체하는 것이 없는 데이터의 세상이라는 거죠. 고통도, 무게도, 감각도 사라진 곳에서 사람들은 ‘몰두’라는 새 질서에 따라 살아가요. 그러던 어느날, 단하의 앞에 규은이 나타나 말합니다.
“혹시, 벌에 좀 쏘여봐도 될까요?”
단하는 알고 싶었어요. 살아있다는 그 느낌을. 그녀는 살아있다는 그 느낌을 알아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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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몸으로>는 3명의 한국 작가 김초엽, 김청귤, 천선란과 3명의 중국 작가 저우원, 청징보, 왕칸위가 기억, 감각, 연결, 통제, 감정, 존엄 등 몸에 깃든 질문들을 SF로 풀어낸 책이에요.
이야기를 덮고 나서, 가만히 몸을 만져봅니다. 오늘의 고단함을 오롯이 느껴봅니다. 살아있다는 증거, 몸을 다시 한 번 느껴봅니다.
SF의 새로운 결과 함께 살아있음을 만나보고 싶은 분께 추천해요!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