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금서
김진명 지음 / 새움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 역사를 쓰는 작가, 김진명


  김진명, 하면 이젠 누구든 아, 그 사람 하고 운을 띄우곤 합니다. 몇년 사이에 김진명작가님의 유명세는 하늘을 찌르게 되었죠. 대표작인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비롯하여 <하늘이여 땅이여> <제 3의 시나리오>등의 작품들로 독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김진명 - 1957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하고 나서는 `일하기 싫어` 바둑 두고 노는 룸펜 생활을 한 6년 동안 했다. 아버지가 경영하는 회사에 이름만 올려놓고 그렇게 놀다가 회사가 망하는 바람에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기계제조와 환경오염 방지 기술 개발에 힘을 쏟은 그의 회사는 그러나 이런저런 어려움에 부딪혀 3년 만에 망하고 만다. 두 번의 실패를 통해 집안의 재산도 몽땅 날렸다. 집 두 채, 아버지 집, 땅. 그러나, 사업 실패는 그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 사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해외 출장을 다니다 보니 대한민국 꼴이 너무 한심해, 김포공항으로 돌아 올 때면 늘 가슴이 답답하고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그 때의 고민이 그의 민족주의적 소설 구성의 밑천이 되었다. 그의 소설 쓰기에는 불행한 가족사도 한 몫 했다. 1980년 서울대 대학원을 마치고 군에 입대한 형이 광주민주항쟁 때 영내에서 데모를 했다고 한다. 결과는 뻔해서 숨만 붙어 있는 채로 가족이 인계 받았는데, 그 후 7년간을 멍하니 있다가 저 세상사람이 되고 말았다. 김진명은 형의 죽음을 보면서 그냥 먹기 위해서만 살아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고민들이 합쳐져 원고지에 처음 쓴 것을 출판계 친구에게 보여줬더니 '책을 내면 좋겠는데 글솜씨가 서투르니 많이 고쳐야겠다'고 했다. 그렇게 나온 것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전신인 <플루토늄의 행방>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별로 주목받지 못했다. 출판사의 손을 거쳤지만 그가 볼 때도 불만족스러웠다. 결국 사업을 접고 난 김진명이 직접 이 소설을 개작해서 펴낸 것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이었다.

대표작으로는 한일 관계의 새로운 지형도를 펼쳐 보임으로써 베스트셀러가 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일제의 문화재 약탈과 광개토대왕비의 비밀을 파헤친 <가즈오의 나라>, 금융 대란과 함께 찾아온 우리의 정신문화의 위기와 그 극복을 위한 <하늘이여 땅이여>, 한국 현대사 최대의 미스터리 10.26을 통해서 미묘한 한미관계에 대한 작가의 시선을 보여준 <한반도>, 북핵 문제를 소재로 쓴 <나비야 청산가자>, 대한민국 17대 대선을 작가적 상상력과 예리한 통찰력으로 완성한 <킹메이커>등의 작품이 있다.



  저는 이 작가님의 책을 거의다 읽었습니다. (아버지의 영향이었죠.) <가즈오의 나라>라든지 <하늘이여 땅이여>같은 책은 다시 꺼내읽을 정도로 좋아하는 편입니다.

  이런 작가님도 비판의 소리를 듣고는 하는데 "작품이 다 비슷비슷하다"는 평이 그렇습니다. 처음 그의 작품을 읽고는 좋다, 생각하며 다른 작품을 읽다보면 이 내용이 그 내용같고 저 내용이 그 내용 같고 합니다...

  오랜만에 김진명작가의 책을 읽어서 그런지 그런 느낌은 덜 했습니다. 그래도 한 인물이 의문을 갖고 진실에 다가가는 구조는 평소에 보여줬던 그대로인 것 같아 친근하기도 했고 실망스럽기도 했습니다.

  가끔은 모험하며 글을 쓰는 것은 어떨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2. 불편한 진실


  김진명작가님 작품의 구성은 불편한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에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픽션일까 하는 의문이 듭니다. 사실 민감한 사항이라 그 중심이 깨어지면 재미위주의 글이 될 수도 있고 비판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중심을 잘 잡아내는 것이 김진명작가님이 아닐까 합니다. 작품을 접하면서 이 작가는 한 권의 책을 위해 얼마나 많은 책을 뒤적였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료를 찾아내고 사료끼리의 연관성을 찾아내고 인물을 창조하는 일은 상상이 안 갈 정도로 어마어마한 일입니다.

  책 표지에서 "이것은 위험한 책이다"라는 문구를 보았는데 저는 그 문구를 보고 나지막히 생각했습니다. 김진명 작가가 이번에는 균형을 조금 깬 것은 아닐까.

  작가님의 글이 널리 퍼져 올곧은 역사관, 나라관이 널리 퍼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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