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날들
성석제 지음 / 강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1. 장편에서도 빛을 발하는 이야기꾼
 

  언젠가부터 제 블로그 유입키워드에 꼭 끼어있는 것이 성석제란 이름입니다. 성석제는 잘 맞지 않는다며 읽지 않으면서도 블로그에는 꽤 많은 글을 올린편이 되었습니다. 그의 감성적인 문체에는 고개를 저으면서도 편안한 이야기꾼다운 면모는 저를 그의 책에 다가가게 하는 것 같습니다.




성석제 - 1960년 경북 상주 생. 1986년 시로 등단한 뒤 1994년 소설집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를 내면서 문장으로 표현하는 농담의 세계에 입문.
본격적으로 카메라를 만지게 된 것은 1985년, Yashica 일안 리플렉스 필름카메라를 가지면서부터이다. 이 카메라에 최소한 사백 통 이상의 필름(슬라이드 필름 포함)을 끼우고 셔터가 고장이 나도록 부지런히 눌러댔으나 사진을 인화하는 데 들인, 들일 돈이 거의 없어 남아 있는 사진은 별로 없다. 두번째 카메라는 캐논 SLR 카메라이며 이전의 카메라가 준 교훈에 따라 필름 낭비는 백 통 이하로 줄어들었다. 얼리어답터를 자처하는 까닭에 비교적 일찍 디지털카메라를 손에 들게 되었고 미놀타, 루믹스, 캐논 콤팩트카메라를 거쳐 현재는 캐논 DSLR 카메라를 주로 쓰고 있다. 존재와 삶 자체가 카메라인 동시에 필름, 혹은 메모리카드, 인화지임을 명심하고 있다.
십여 권의 소설, 두 권의 시집 외에 산문집으로는 <위대한 거짓말> <쏘가리> <즐겁게 춤을 추다가> <소풍> <유쾌한 발견>을 냈다.


- 알라딘 저자소개

추신. 요즘 저작권때문에 난리인 것 같은데 저자사진이랑 이력은 괜찮은지 모르겠네요 ...



  저는 장편보다 단편집을 선호하기때문에 성석제작가님의 장편은 처음 접했습니다. <궁전의 새>는 한시간 반정도에 걸쳐서 푹 빠져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장편의 저력이라고나 할까요. 아니면 이야기의 탄탄함이라고 해야할까요. 옛날 이야기듣듯 편안하게 읽어나갔습니다. 구십년대작품임에도 성석제작가님 특유의 문체가 보이지 않아 읽기 편했습니다. (경어체인 이유도 있겠지요.

 





그래서 이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옛날 옛날에 진용이라는 바보가 살았습니다...



 <궁전의 새> 본문 ~ 297p
  이 책의 마지막 구절에서 이야기꾼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한편의 이야기를 들은 것 같은 느낌을 주게 하는 이 구절은 소설 한권을 일축해버립니다.

  성석제작가님의 저력은 읽으면 읽을 수록 느끼게 됩니다. 개정판이라는 <아름다운 날들>도 빨리 읽어보고싶네요.






2. 착한 아이가 되어 말하기





  이 책의 화자는 원두라는 어린아이입니다. 원두는 착한 아이입니다. 착한 아이는 말썽도 부리고 도둑질도 하면서 커갑니다. 부잣집에서 부족함없이 자란 원두는 착하지만 철이 없습니다. 그런 원두에게 나쁘게만 느껴지는 여러 사람들이 원두를 키웁니다.

  다시 말하지만 원두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들은 원두에게 부정적으로 보입니다. 도둑질을 하게 하는 기타리, 수박서리를 했다고 신고하는 깡따구, 바보 진용이... 원두의 눈에 비치는 부정적인 인물들이 원두를 성장시킵니다. 

  특히 진용이란 인물은 전반부의 기타리보다도 큰 영향력을 원두에게 미칩니다. 바보지만 바보가 아닌 진용이, 원두가 좋아하는 아이를 웃긴 진용이. 그런 진용이를 보는 원두의 심정은 복잡하기만 합니다. 진용이를 애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글을 읽는다면 더욱 즐거운 독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자신이 쓰는 이력





  본문 내용만큼이나 매력적이게 느껴진 것이 "작가연보, 성석제가 쓴 성석제" 였습니다. 자신의 연보를 직접 적는다는 것이 이렇게 매력적인 일인지 몰랐습니다.

  성석제작가의 연보는 소설만큼이나 재미있었습니다. '야, 이 놈들이 이렇게 맛있는 걸 저희끼리만 처먹고 살았구나, 라는 구절에서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도끼눈을 뜬 성석제 작가님이 떠오르는 것 같아 웃음은 쉬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 외에도 표현 하나하나에서도 자신의 삶을 달관하는 작가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언젠가, 자신의 연보를 적어보는 것. 그런 것도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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