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방대수 옮김 / 책만드는집 / 2001년 8월
평점 :
품절


 몇 년 전부터 언니의 책장에 꽃혀있던 이 책을 오늘 아침 집어들었다. 많이 알려졌음에도 정이 안 가는 책이었다. 내가 책을 들고 학교로 가자 사람들이 한 마디 씩 했다. "야 그거 재미없어." 이 책을 모두 읽었다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바짝 긴장을 하고 책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면서 윤대녕작가의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중 "천하제일 남가이"가 떠올랐다. 개츠비의 매력을 설명하는 부분 때문이었다. 어쨌든 매력있는 캐릭터였다. 개츠비는 '나'에게만 매력있는 캐릭터인게 문제이긴 했지만.

  개츠비는 '귀족집안의 자식이며, 옥스포드대학을 나왔다'는 상상을 지탱해오며 '개츠'라는 이름을 '개츠비'로 만들어버린 사내이다. 그는 가난때문에 놓친 여자를 기다리며 불법적인 일로 부를 쌓는다. 하지만 여자의 남편에게서 '상상'의 세계가 깨어지고 살인죄까지 덮어쓴 개츠비는 자살한다. 사람들은 개츠비를 이해하려고도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개츠비는 쓸쓸한 장례를 치른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몇쇄나 나왔는지 확인하는 버릇이 있었다. 사람들이 그렇게나 재미없다고 하는데. 별로 팔리지 않았겠지 하며 뒤를 펴보았다. 31쇄였다. 난 그 글자를 보고 다시 글을 읽었다. 발음도 잘 되지 않는 이름을 입안에서 말해보았다. 이 책에는 재미 이상의 힘이 있을 거라고, 섵불리 추측해보았다. 정서도 풍경도 뛰어넘는, 그 무언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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