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고다이 獨 GO DIE - 이기호 한 뼘 에세이
이기호 지음, 강지만 그림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절판



  이기호의 한뼘 에세이집 독고다이. 며칠 전 서점에서 이 녀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살아나는 것 같다. 이기호작가를 알게되고 이 작가의 매력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번 에세이집 <독고다이>에서 그것을 다시 새긴듯하다.

 

  한 페이지에서 두 페이지 정도 길이의 에세이. 역시 에세이는 그 사람을 확연히 비춰준다. 이기호 작가는 이 에세이 집에서 자신을 '무능한 작가, 아저씨 같은 용모'로 표현하고 있지만 난 그 안에서 따뜻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에세이집이니만큼 그의 목소리를 옮기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일 거 같다.

 

"시인축구팀"~21p

우리나라엔 시인들이 주축이 된 축구팀이 하나 있다.

<중략>

 대신 시인들은 시합 전, 과도한 흡연을 한다.

<중략>

 시인들은 '카스'나 '참이슬'로 보강한다.

<중략>

 시인들은 어떤 종목이든, 어떤 장르이든, 그것에 참여하기만 하면, 그것들을 한 편의 시로 탈바꿈시키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베스트셀러"~140p

대형 서점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베스트셀러 집계 게시판이다.

<중략>

친구 한 명은 책을 버릴 때, 가장 먼저 솎아내는 것이 당대의 베스트셀러들이라고 한다. 소장 가치도 없고(세상에 너무 많이 나와 있는 까닭에), 후에 구하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구할 수 있기 때문이란다.

 

"자필"~225p

 

소위 '소설가'라는 나조차도, 원고지에 원고를 써본 지 오래되었다.

<중략>

필체도 노트북의 그것을 닮아가고 있었다.

 

"굳은살"~141p

대부분 검게 그을린 피부에 수건을 목 부위에 감고있는 사람들이었다.

<중략>

나는 그들에게 내 손과 얼굴을 보여주기 싫어서, 고개를 푹 숙인 채 밥을 먹었다. 밥을 먹으면서 나는, 쌀밥이 하얀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왜 굳은살 안의 속살들은 더 하얀 것인가에 대해서, 곰곰 생각해보았다.

 

  아까 언급했지만 이 에세이집을 읽고 난 이기호작가의 매력에 푹 빠졌다. 인간적이고, 소설적인. 그의 에세이 한편한편이 너무나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마음같아서는 모두 옮겨적고싶지만은... 다음 소설집 기대하고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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