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이 아니었다 한들, 서로 다른 길을 거쳤다 한들 어떠랴. 같은 지점에 도달했다면, 그 순간이 빛나는 기억으로 남았다면,
혜리는 여전히 궁금해하고 있을까, 과학관에서의 나를? 나조 차도 왜 울었는지를 설명할 길 없는 그때의 나를, 그 소년을, 그 시절을 함께 꺼내보는 게 어쩌면 그렇게 나쁜 일만은 아닐 것 같았다.
-덜 바쁜 날 있으면 한번 볼까? 내가 연구소로 갈게.
- 무슨 일 있어?
-지난번 그 부탁에 응할까 해서..
기억이든 정신이든 자아든 그 무엇이라고 불러도 상관없는 것의 일부를 공유하는 일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한번 걸어보기로 했다. 인간이 인간에게 이르는 새로운 길을.
길지 않은 침묵을 깨고 혜리가 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