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깨비는 비열하면서도공정한 모양이다. 문제는 절박하고 절박한 씨름 선수를 어디서 구할 수 있을지다. 그때의 나처럼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안쪽으로는 살아가는 일의 비참함에 이를 악문 이가 어딘가에 아직은 무른살로 걷고 있을 텐데. 물 밑에서 걸어 나온 끔찍한 몰골의 도깨비에 등 돌리지 않고, 샅바도 없이 밤새 씨름을 할 스스로의 단단함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이가. 우리는 서로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어쩐지 머지않은 날, 만나게 될 거라는 예감이든다. 나를 닮은, 일찍 은퇴한 씨름 선수 한 명이 내인생에 걸어 들어올 거라는 그런 예감이. 8년이 남아 있으니까. 8년이나 남았으니까.
사람을 만날 때마다 묻는 게 요즘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