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먼 싱의 빅뱅 - 갈릴레오 총서 11 갈릴레오 총서 17
사이먼 싱 지음, 곽영직 옮김 / 영림카디널 / 2006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사이먼 싱이란 저자를 처음 만나게 된 책이다. 어렸을 적 꿈이 막연하게 천문학자라고 여겼던 난 초등학교 시절부터 우주와 관련된 서적, 사진, 화보 등을 모으는 것이 나의 취미였다. 커다란 안드로메다 사진, 장미자리 성운, 오리온과 같은 별과 성운들의 사진들을 보며 몇 시간이고 공상에 잠기곤 했다. 비록 그러한 꿈이 이젠 이루어질 수 없는 공상과 추억으로 변해버린 지금이지만, 여전히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별들의 신비스런 빛에 여전히 정신을 놓곤 한다.

사이먼 싱의 <<빅뱅>>은 나의 어렸을 적 가지고 있었던 꿈을 평생 간직한 체 그것을 실현시키기 위해 자신의 인생, 재산, 건강 심지어 사랑까지 바쳐가며 몰두했던 아름다운 과학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곳엔 눈물나도록 인간적인 그 무언가를 간직하고 있는  과학자들을 사이먼 싱은 '우주적 사실'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것보다 그들의 삶을 보여주려 했다. 또한 우주를 알아가는 과정이 곧 인간인 나 자신의 모습을 탐구하는 과정임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알고자하는 인간의 탐구심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책이 만들어졌는지도 모른다.

이 책의 강점은 아주 쉽고 이해하기 좋게 풀어서 썼다는 것일 게다. 마치 나 자신이 천문학적 논쟁의 한가운데로 휩쓸려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느낄만큼 현장감 있게 묘사한 부분도 아주 매력적이다. 책장마다 들어가 있는 도판 또한 너무도 시의적절하기에 다른 책들에서 보이는 무성의한 도판 삽입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그리고 각장마다 간추린 식의 노트 정리 모습은 공부를 하는 중고등학생들이 어떤식으로 요점을 정리하는 지에 대한 표본으로 삼아도 좋을 듯 싶다.

책의 두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것은 자신의 마음의 장벽(인습의 장벽)을 얼마나 무너뜨리느냐에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지식을 알아가는 과정은 마음의 장벽을 없애는 과정이다. 싱의 <<빅뱅>>이 두꺼운 것은 사실이지만, 예를 들어 필립 아리에스의 <<죽음앞의 인간>>을 본다면 그렇게 두껍다는 인식이 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자그만 에세이 정도만 만족하면서 살아온 사람에겐 <<빅뱅>>이 무지 두꺼운 책으로 보일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빅뱅>>은 두껍지 않으며, 오히려 얇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이 책이 재밌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에 밤세워 읽었던 <<삼국지>>만큼이나 재밌다. 오히려 <<삼국지>>보다 더욱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고 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더더욱 교훈적이라 생각한다.

이후 사이먼 싱의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암호의 과학>>을 읽게 되었다. 역시 이 책들도 아주 매력적이고 재밌는 책들이며 아름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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