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러의 팬으로서 고전과 현대의 작품을 두루 찾아 읽는 편인데 블랙우드의 작품, 특히 [버드 나무]는 읽는 내내 정말 색달랐다. 알 수 없는 것에서 유래하는 두려움'이라는 공포의 공식에 딱 들어맞으면서도 그 원천을 끝까지 알 수 없고 그저 상상만 할 수 있을 뿐이라는 점이 순전 한 두려움으로 작용한다. 다뉴부강, 시야를 온통 뒤덮은 버드나무숲. 모래섬 등 주변의 자연을 살아 움직이는 생물처럼 묘사하는 작가의 솜씨가 대단하다. "내 주변을 둘러싼 이 무제한의 자연력 앞에서 느끼는 완벽한 무력감"을 독자에게 불어넣고 주변의 신비로운 힘을 서서히 끌 어올려 주인공들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그 어떤 작품에서도 보지 못한 솜씨인 것 같다. 우리나 라에 잘 알려지지 않은 블랙우드는 과연 러브크래프투가 극찬할 만한 공포의 대가임을 인정하 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작가의 더 많은 작품이 소개되길 바랄 뿐이다.
책이 너무 예뻐서 충동구매했는데, 19세기 영국 귀족사회의 욕망을 이렇게 멋있게 풀어낸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있을 줄 몰랐네요.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