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 세탁소
김하영 지음 / 미다스북스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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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을 펼치는 순간부터 아이들의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참 곱고 따뜻해서 마음 한편이 몽글몽글해졌다. 어른의 언어로 아이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 숨어 있는 작은 감정들을 섬세하게 길어 올린 동시집이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꾸밈없이 솔직한 아이들의 마음이었다. 별것 아닌 일에도 기뻐하고, 서운해하고, 궁금해하고, 때로는 엉뚱한 상상을 펼치는 아이들의 마음이 짧은 언어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잊고 지냈던 어린 시절의 감각까지 조용히 되살아나는 느낌이었다.

동시 특유의 압축된 언어와 운율 그리고 일상의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의인화된 이미지의 전환도 인상적이었다. 평범한 풍경과 사물이 아이의 시선 안에서는 전혀 다른 세계로 변한다. 그래서 시를 읽는다는 것은 동시에 아이의 상상 속으로 들어가는 일이기도 했다.

지호와 함께 읽으니 같은 시를 읽고도 서로 떠올리는 장면과 감정이 달랐다. 그 순간 동시가 가진 힘을 조금 알 것 같았다. 정답을 찾게 하는 글이 아니라, 읽는 사람 각자의 경험과 감정을 불러내는 글이라는 것.

『은하수 세탁소』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예쁘게 포장한 동시집이라기보다,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존중하고 오래 바라봐주는 책처럼 느껴졌다.

책을 덮고 나니 마음이 조금 말갛게 씻긴 기분이다. 어쩌면 이 세탁소에서 세탁한 것은 아이들의 마음이 아니라,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살아가느라 조금 흐려졌던 어른인 나의 동심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서평단으로 선정되어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눈 후 소감을 적어보았습니다.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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