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야, 너의 예순에는 무엇을 만났니
김주옥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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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야, 너의 예순에는 무엇을 만났니

단 삼 년 비장애인으로 살아본 너

그건 기억에도 없구나

지난날들이

구구절절 사연도 많구나

단순한 일상도 복잡한 일과가 되어

마음 추스려야 했던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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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순의 나이가 된 작가가 어린 시절 나(아가)에게 말하고 있다.

스스로에게 잘 견뎌왔다, 잘 살아오고 지금 여기 있구나 말하고 있다.

예순의 나이에 내가 세상에 있을지는 모르겠다.

만약 살아있다면 그녀처럼 말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을까...

지금 이대로 괜찮을까?


돼지의 추억

-

누가 뭘 먹든

먹는 소리는 진지하다

생명, 그것이 고귀하다

모두는 먹기 때문에

맛나게 살아 있다

죽기까지.


편한 사람들이랑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세상 모든 것을 다 가진듯 그냥 행복했다.

그런데 이제는 미각을 잃어버렸다.

맛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겠고 의미도 없어졌다.

그냥 배고프면 살기 위해 먹고있다.

무엇이든 맛있게 잘먹던 내 미각이 돌아올 수 있을까?...


적막한 가로등

새벽 두 시의 고요

잠은 먼 데로 여행을 가고

초롱한 눈으로 도로를 본다

창밖으로 보이는 가로등 불빛

숨소리도 없이 침묵 속에 있다

-


내 나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낮 12시를 걷고 있는데

나는 새벽 두 시에 멈춰서 버린듯하다.

가로등마저 잠들어 버린 어느 길에 우둑하니

울지도 못하고 바보같이 서있다.

이 시집은 전반적으로 밝다. 행복하게 사는 딸, 그리고 어여쁜 손주들의 재롱을 보고 뿌뜻한 삶을 느낀다. 안정적이고 만족하는 그녀의 삶이 느껴진다.

지금의 나는 심적으로 힘든 시기이기때문에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같은 것을 보더라도 그녀가 느끼는 것과 내가 느끼는 것은 다르다.

사랑이라는 약과 시간이라는 반창고가 있다면 치유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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