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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작의 탄생 - 소설이 끝내 우리에게 말하지 않은 것들
이재은 지음 / 강단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각 직업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상에서 비춰진 것 만으로, 그 직업에 대한 모든 것을 판단 하는 것 이다. 의사를 하면 저렇게 보람만 느낄 거 같고, 변호사나 판사를 하면 저렇게 멋있게 목소리를 내면서 폼나게 살 수 있을 것 같고, 형사를 하면 범죄자들을 찾으면서 멋있는 생활을 하며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 같고. 마찬가지로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환상 역시 가지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느긋하게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면서, 여유 있는 생활을 해 나가는, 그런 모습이다. 나 역시 이런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스트레스를 전혀 안 받으면서, 하고 싶은 걸 하면서도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해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작가'라는 직업이 무척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늘 시험에 치이고, 알바에 치이면서 근근히 글을 써 오면서 작가의 꿈을 키우고 있는 나에게, 아무것도 안하고 오로지 글만 쓰는 생활은 그야말로 꿈 그자체 였다.
그랬던 내게, 이 책은 실제 작가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에 대해 말을 해 줌으로서, 환상이 어느정도 깨지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좀 더 현실을 직시하고, 내가 목표로 하는 삶에 대해서 구체화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 그와 함께, 훌룡한 문학 작품들 뒤에 고스란히 숨겨져 있는 작가들의 진솔한 이야기와 생각들을 엿봄으로서, '작가'라는 직업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생각으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
나는 작가에 대한 많은 편견이 있었다. 작가는 오로지 전업작가만을 의미하는 줄 알았고, 훌룡한 작품들은 실제로 하루종일 앉아서 글만 써야 나온다고 생각 했었다. 그리고 하루종일 앉아서 글만 쓸 수 있는 삶이 가장 좋고, 다른 일을 하면서 글을 쓰는 건 그 다음으로 좋은 삶이라고 믿어 왔다. 하지만 이 책 속에 나온 작가들은 그렇지 않았다. 전업 작가의 삶을 살고 있는 문인들도 많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특히 '강영숙' 작가의 경우에는, 다른 일을 계속하면서 글을 쓰는 삶을 추구한다고 말 하였다. 나로서는 충격이었고, 많은 생각이 들게끔 해 주는 말 이었다. 그 외에도, 다른 일을 하면서 먼 길을 돌아온 덕에 지금 작가의 삶을 살 수 있게 되어서 다른 분야를 전공한 것을 후회 하지 않는 '정인현' 작가나, 치유과정으로서의 글쓰기에 대해 언급하는 '박상우' 작가 등, 여러 작가의 말들을 통해, 내가 꿈 꾸고 있는 작가로서의 삶에 대해 다시금 생각할 수 있는, 아주 소중한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