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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 불멸의 인생 멘토 공자, 내 안의 지혜를 깨우다
우간린 지음, 임대근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작년 초 쯤이었을까, 나는 한창 자기계발서에 빠져 있었다. 성공에 관해, 행복에 관해, 그럴듯한 이론과 예시들은 나를 사로잡았고, 그런 책들을 읽을 수록, 나도 열심히 살아야 겠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한 자기계발서에서, 고전을 읽어야 된다는 문구를 만났고, 그 중에서 공자의 '논어'가 으뜸이라는 것을 보았다. 물론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긴 했지만, 그렇게, 논어에 대한 나의 호기심이 자그맣게 일어났고, 나는 이내 '논어' 책을 사서 읽었다.
당시 내가 읽었던 '논어'는, 그야말로 어려운 책 그 자체 였다. 아무런 해설이 없이, 그냥 한자와 그 뜻만이 있었던 책이라 그런지, 무슨소리인지도 잘 몰랐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몰랐다. 그러다보니, 책 읽는 것이 재미가 없어졌고, 무엇보다 논어에 대한 이미지도 썩 좋지 않게 되었다. 그러고 나서, 해설이 충분히 되어 있는 책을 다시금 읽긴 했지만, 그럼에도, 어째서 논어가 고전 중에 으뜸인지, 어째서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건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이러한 인식에는, 내가 '장자'를 접한 이후로, 그 세계에 완전히 빠지게 된 것도 한 몫을 했을 것 이다. 뭔가 자유롭고, 편안한 경지를 추구하는게 장자라면, 공자의 세계는 뭔가 심오하고, 까다롭고, 딱딱하고, 형식적인 느낌이 강했기 떄문이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기회가 되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공자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올해에도 100권이 넘는 책을 읽긴 했지만, 그 중에서 기억에 강하게 남는 책들은 몇권 되지 않는다. 책을 읽으면서, 페이지가 너무나도 잘 넘어가고, 책을 다 읽어갈 때 쯤엔 아쉬움이 드는, 결코 한 번만 읽고 끝낼만한, 그런 책이 아닌 책들 말이다. 하지만 내게 이 책은 바로 그런 책 이었고, 이제까지 딱딱하게만 느껴지던 논어가, 이토록 재미있고, 감명이 깊을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기존의 논어를, 역사적 사실들을 바탕으로 소설로 바꾸었다는 이유만으로, 그 느낌이 확연히 달라진 것 이다. 이 책을 덮었을 때는, 그토록 어려운 사람이라 여겼던 공자가, 무척 친숙하고, 인간적인 사람으로, 내 머릿속에 계속해서 맴돌고 있었다. 진리를 탐하면서도, 인간적이고,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한 순간 한 순간 노력했던 공자의 모습 속에서, 나는 진정한 '스승'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진정한 '성인'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한편으론, 이 책에 나오는 많은 주제들과 교훈들을 볼 때면,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결국 사람들이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는 문제는 거의 다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과 꿈에 관해, 지식에 관해, 삶에 관해, 역경에 관해, 처세에 관해,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고민을 했고, 나름대로의 해결 방식도 결론을 냈던 것 이다. 바로 이런 점에서, 어째서 고전이 아직까지도 계속해서 읽히는지, 어째서 사람들이 아직도 열광하는지, 조금쯤은 이해가 되지 않나 싶다.
아쉬웠다. 논어가 이토록 좋은 책인데도, 이제서야 그 깊이와, 그 가치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말이다. 만약에 내가 논어를 처음 접했을 때, 딱딱한 해설서가 아닌, 이 책이었다면, 논어에 대해 보다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논어에 관한 좀 더 많은 책을 읽으면서, 공자의 세계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 이었다. 그런 만큼, 이 책은 주위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해주고 싶기도 한 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