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시작하는 철학 공부 How to Study 1
다케다 세이지 & 현상학연구회 지음, 정미애 옮김 / 컬처그라퍼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철학사를 훑어 보다 - 처음 시작하는 철학공부를 읽고 

 

나는 철학에 관심이 많고, 관련 서적이나 강연도 많이 듣고 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직 내 수준에 맞지 않는 책이나 강연을 들어서인지, 힘겹게 느껴지곤 했다. 특히, 지난 2000년이 넘는 기간동안 등장한 수 많은 사상가들과 철학자들은, 한 명 한 명을 이해하기도 벅찼던 만큼, 철학사를 정리하기도 정말 난감했고, 전체적인 흐름이나 맥락을 못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랬던 나에게, 이 책은, 비록 철학자 한명 한명에 대해서는 깊이 있게 다루고 있지 않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잡아주는데 커다란 도움을 주지 않았나 싶다.

 

한편으로는, 이 책은 내가 철학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깨주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철학을 공부하고, 관련서적을 읽긴 했지만, 대부분 한 철학자의 책과 강연이었다. 그러다보니, 시선도 무척 편협해질 수 밖에 없고, 그 철학자의 해석대로만, 데카트르를 이해하고, 니체의 이론을 이해하고, 사르트르의 생각을 엿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보니, 이 책을 통해, 저자의 눈에서 바라본, 이제는 내게 제법 익숙하고, 나 역시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많은 철학자들의 핵심 이론들이, 조금 다르게 비춰졌다. 내가 알고 있었던 핵심이론이, 다른 철학자의 눈으로 봤을 때는 그 철학자의 핵심 이론이 아니었고, 다른 부분을 더 강조하고 있었던 것 이다. 나름 열심히 공부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나는 그 철학자의 텍스트를 직접적으로 대하지 않았으므로, 제대로 된 철학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었던 것 이다.

 

나는 철학을 처음 접할 때, 나의 수준에 맞지 않은 책으로 시작을 했다. 그러다보니 몇번 중단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만약, 내가 처음에 이 책을 통해 철학공부를 시작했다면, 이러한 힘든 과정을 조금은 덜 그치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느껴진다. 워낙 짧은 분량에 30명의 철학자들을 담으려다 보니, 철학자의 이론이 조금이라도 심오하게 들어가려고 하면 그대로 설명이 끝나버려, 그 깊이는 깊지 않을 지 몰라도, 아직 철학을 제대로 접하지 않았거나, 막 철학 공부를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무척 좋은 책이 아닐까 싶다. 다른 사람에게, 감히 추천을 하고 싶은, 그런 책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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