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불평등 경제 - L’economie des inegalites
토마 피케티 지음, 유영 옮김, 노형규 감수 / 마로니에북스 / 2014년 9월
평점 :
난해한 책 - 불평등 경제를 읽고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 이과를 선택했고, 학과 역시 이과 중에서도 가장 이과적일 수 있다고 할 수 있는, '기계공학부'에 입학을 해, 이제까지 전공을 배우고 있다. 그러다 보니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문외한 이다. 딱히 신문을 보는 것도, 뉴스를 챙겨보는 것도, 아니면 관련 동아리나 스터디에 들어서 공부를 하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그럼에도, 책을 워낙 좋아하는 나머지, 경제 관련 서적도 몇 권 읽었고, 그 중에서는 '나쁜 사마리안인들'이나 '경제학 콘서트',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 등, 논란도 많지만 그 만큼 재미도 있어, 공학도 임에도 경제학 이라는 분야에 흥미를 느꼈다. 그런 나에게, 이 책은 나의 그런 흥미를 한번에 떨어뜨리는 책이었다.
지금 한창 베스트 셀러를 유지 하고 있는 '21세기 자본론'의 저자, '토마 피케티'의 역작이라는 이 책은, 처음부터 난해한 개념이 나온다. 기초적 재분배와 효율적 재분배 부터 시작해, 근로 소득과 자본 소득, 세습제안 소득, 쿠르데츠 이론,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대체 탄력성과 기능편향적 기술변화 라는 용어까지 쓰이면서, 그야말로 난해한 개념을 난해하게 풀어 나가고 있다. 평소 독서량이 적지 않고, 특히 이 책은 내용을 메모지에 정리하면서 읽는 '초서 독서법'까지 해가면서 읽었지만, 여전히 그 개념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책의 마지마 페이지를 덮고도, 이 책이 경제의 '불평등'의 원인에 대해서 이래 저래 분석을 했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통념 그 이상으로 세밀하게 알아본다는, 대충 그런 내용을 말하고 있다는 추측만 될 뿐, 그 이상으론 이 책이 무슨 내용을 이야기 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물론 나는 경제학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발생한 것 이긴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것이 '교재'가 아닌 '책'이라면, 난해한 개념을 굳이 난해하게 설명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전문가나 저자는, 어려운 개념을 어렵게 설명하는 역할이 아닌, 어려운 개념을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만약에 어려운 걸 어렵게 설명한다면, 이것은 '책'이라 말할 수 없고, 그저 '교재'라고 말을 해야 할 것 이다.
결과적으론, 이 글이 서평인지, 아니면 그저 경제학에 문회안인 한 공학도의 투정인지 모르겠다. 결국 이 책이 어렵다는 것은, 나의 낮은 수준을 다시금 말해주는 역할을 해 준 듯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기대를 많이 한 책 이었고, 이 어려운 책을 읽으며 무엇 하나라도 더 알기 위해 노력을 한 것에 비해, 얻은 것이 별로 없다는 생각에 절로 아쉬움이 든다. 확실히, 아직은 내가 읽을 만한 책은 아님이 분명하다. 무엇보다 이 책이 양서 인지, 아니면 진짜 그냥 교재인지를 판단하기 위해선, 내가 수준을 좀 더 올려서,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난 후에, 이 책을 떳떳하게 비판할 수 있었으면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