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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주의 다상담 3 - 소비·가면·늙음·꿈·종교와 죽음 편 ㅣ 강신주의 다상담 3
강신주 지음 / 동녘 / 2013년 12월
평점 :
'관념'이라는 단어가 있다. 이런 '관념'이란 단어의 뜻을 보면 다음과 같다.
관념
: 사람의 마음속에 나타나는 표상. 상념. 개념 또는 의식내용을 가리키는 말 (두산 백과)
이 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마음 속' 이라는 단어 이다. 즉 관념이라는 것은, 우리의 마음 속에서만 생각되는 것을 뜻한다. 직접 경험을 통해 배울 수 밖에 없는 '현실'의 문제가 되었을 때와는, 사뭇 다른 개념이다. 물론 우리는 모든 것을 경험을 통해서만 배울 수는 없다. 어떤 것은 개념적으로 배우거나, 마음속에서 나타나는 개념으로 익히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인생의 많은 부분에 대해서, 이런 '관념'에 너무나도 많이 의존하지 않나 싶다.
이 책은 많은 주제를 다룬다. 소비, 가면, 늙음, 꿈, 죽음과 종교. 이렇게 다양한 주제와, 제각기 다양한 사연들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 책을 공통적으로 꿰뚫는 한 가지 핵심이라면, 바로 이런 '관념'에 관한 것 이다. 우리가 소비, 가면, 늙음, 꿈, 죽음과 종교라는 이런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지나칠 만큼 '관념적'인 것을, 강신주 박사님은 이 책을 통해 '현실의 문제'로 돌려버리고, 거기에 따라 자신의 철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는 '꿈'에 대해서, 지나칠 만큼 관념적이다. 그냥 막연히 꿈이라고 믿고 있기만 하고, 그런 꿈과 지금 살고 있는 현실이 너무나도 다르다고, 그렇게 불평하는게 대부분의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렇게 머릿속에서만 생각하는 꿈을 '백일몽', 즉 '개 꿈'이라고 치부해 버리며, 꿈을 3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그리고 꿈을 가진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은, 머리로만 굴리고, 마음속에서만 생각하는 그런 '관념적'인 꿈을, '현실의 문제'로 돌리며, 치열하게 현실과 싸우는 것 이다. 또한 '죽음'에 대해서도 그렇다. 우리가 막연하게 생각하는 '죽음'이 아닌, 직접적인 현실의 문제로 돌린다. 그렇게 죽음을 3단계로 나누며, 죽음에 대해서 좀 더 깊게 분석하므로서, 관념적인 틀을 깬다.
책은 주구절절한 개념 설명이나 철학적인 이론보다는, 대부분 상담을 통해 구성 되어 있다. 단지 남의 얘기만은 아니다. 상담 내용은 우리의 문제들과 많은 부분 닮아 있다. 우리와 같이 일상을 살아가는, 스스로 평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가며 겪는 다양한 문제들이 상담 내용에 나와 있고, 강신주 박사님은 자신만의 가치관과 철학을 통해, 우리에게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 해 준다.
내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강신주 박사님이 만큼, 이 책의 대부분의 내용은 고스란히 나의 가치관이자 철학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이 책에 쓰여진 대로, 그렇게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소비'편을 보면서, 내가 돈을 버는 이유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되고, '늙음' 편을 보면서 이 시대의 늙음에 대해서, 그리고 20대로서 늙음에 어떻게 대처해야 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가면'편을 보면서 나의 가면에 대해서 생각해보았고, '죽음과 종교' 편을 보면서, 세월호 사건과 연관지어 블로그에 글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단연코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편을 뽑으라면, 바로 '꿈' 편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그저 관념적으로만 생각하고, 머리로만 굴리던 꿈을, 나는 현실의 문제로 돌렸고, 그 이후 부터 계속 이렇게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관념을 현실의 문제로 돌리는 순간,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내가 어떤 걸 개선해야 하는지, 내가 무엇과 싸워야 하는지 등, 보다 많은 문제들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그런 현실과 열심히 싸우고 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인생이 바뀌길 바라는 비열한 놈 따윈 되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 책을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하고 싶다. 지금 당장은 말하지 못하더라도,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이렇게 계속 책 대로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훗날 이 책이 내 인생을 바꾸었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