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 철학을 말하다 토트 아포리즘 Thoth Aphorism
강신주 엮음 / 토트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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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무언가를 배우고 익힌다는 것은, 결국 누군가의 것을 흉내내는 행위에 지나지 않나 싶다. 그 아무리 공부를 잘하는 학생일지라도 결국은 좋은 참고서나 선생으로부터 배운 것이고, 그 아무리 글을 잘 쓰는 사람일지라도 누군가의 책과 글을 보며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은 것 이다. 마찬가지로, 가치관이 아주 뚜렷하고, 사회에 대해, 통념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을 하고, 날카로운 분석과 시각으로 우리에게 쉴 틈 없이 자극을 주는 강신주 박사님 역시, 마찬가지였다. 이 책은 그 사실을 아주 자세히 말해주고 있다.

책은 유명한 철학자들의 멋지고 날카롭고, 때로는 난해한 어록들이 담겨져 있다. 한편으로는, 저자인 강신주 박사님의 가치관 하나 하나를 이루는 뼈대가 되는 말들 이기도 하다. 강신주 박사님의 영향을 무척이나 많이 받은 나로서는, 그런 강신주 박사님에게 강력한 영향을 준, 그야말로 '뿌리'를 보게 된 셈 이었다. 그러다보니, 철학자 라는 직업이, 철학이라는 학문이, 그렇게까지 어렵고, 우리에게 멀게 느껴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핏 봐서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아주 복잡해 보일지라도, 알고보면 우리의 일상 하나하나에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는 것 이다.
강신주 박사님은 이런 철학자와 우리의 일상 사이의 느껴지는 커다란 괴리감 속에서, 그 중간 다리 역할을 하지 않았나 싶다. 그것이 철학자들을 흉내낸 것일지라도, 그 흉내내기 마저 관념에만 사로잡혀서 복잡해보이고, 어려워 보이게 놔둔게 아닌, 우리가 보다 쉽게 철학이라는 것에 대해 접할 수 있도록 쉽게 흉내내 주었다.
이 책은 강신주 박사님의 가치관을 만든 교재일지도 모르겠다. 아직은 철학자들의 어려운 말을 아무 가공 없이 바라보는게, 쉽지는 않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강신주'라는 중간 다리를 거치지 않고, 진짜 철학자들과 그들의 말을, 아무런 포장 없이 날 것 그대로 바라보는 시도를 하면서, 아주 조금씩은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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