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공무원이 되고 싶다 - 공무원을 꿈꾸는 당신이 알아야 할 진짜 공무원 이야기
이인재 지음 / 책비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IMF 외한 위기 이후로, 우리는 호황하던 경제와 시장도 한 순간에 폭싹 주저 앉을 수 있다는 사실을 뼈아픈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그와 함께, 우리는 어쩌면 지나칠 만큼 '안정'을 추구해 왔다. 불과 10~20년 전만 하더라도 적당한 봉급을 받으며 안정된 생활을 하는 공무원보다는, 좀 더 전문적인 기술을 가진 전문직이나 사업을 하는 것이 더 선호되었던 것과는 달리, 요즘은 그 무엇보다 '공무원'이 모두의 바람이자, 꿈이다. 물론, 시대에 따라서 어떤 직장이 선호되거나 비인기 직장이 되는 건, 비단 근.현대에 들어서만 나타난 현상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 사회가 오로지 '공무원'만을 부르짖고 있는 지금의 모습은 분명 문제가 있고, 이에 따른 진단이 필요 하다.

저자는 오랜 공무원 생활 경험을 통해, 공무원에 대한 일반적인 편견과 각종 오해에 대해, 좀 더 진솔하게 해명을 하거나 설명을 해 주고 있다. 그 누구나 선호하고, 그 누구나 '꿈의 직장'이라고 일컫는 공무원이라는 것이, 실제로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 이다. 저자가 공무원에 대해 설명하는데 쓰인 많은 이야기들과 표현들 중, 가장 인상 깊고, 저자가 공무원에 대해서 느끼는 느낌을 가장 그럴듯하게 설명해 주는 문구는, 바로 '초식남'이 아닐까. 원래는 새로운 형태의 삶을 살아가는 현대의 남자를 한 분류로 나눈 신조어이긴 하지만, 여기서 '남자'의 의미를 제거하여, 좀 더 구체적인 의미를 부가한다면 '초식 동물'이라는 표현이 가장 알맞을 것 이다.

초식 동물은 풀만 먹고 산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온순하고, 느긋하다. 이들에게 새로운 도전 정신이란 찾아보기 힘들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대로, 들판에 얼마든지 많이 널려있는 풀을 뜯어먹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습성 때문에 육식둥물의 먹이가 되기도 하고, 이런 위험이 닥치면 결코 맞서 싸울 수 없다. 이것이 초식동물의 특징이자, 어쩌면 운명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러한 초식동물의 습성이야말로, 공무원에게 '강요된' 모습이기도 하다. '안정'이라는 가치 아래에 자신의 도전심과 모험심, 호기심을 억눌러야 하고, 뭔가 새로운 것 보다는 익숙한 것만을 추구해야 하는. 저자가 예로 든 많은 지인들 중 대부분은, 육식동물의 습성임에도 초식동물의 습성을 가진 공무원의 옷을 입고 있어 일어나는 일이었다.

어쩌면 어느정도는 알고 있는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알고 있으면서도, 그 누구나 '안정하다'라는 장점 아래에, 이러한 모든 것들을 덮어버리고, 오로지 공무원의 대열에 합류하기 위해 노력한다. 분명 이러한 현상 덕에 유능한 많은 인재들이 공직의 자리에 오른다는 점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분야에서 충분히 두각을 보일 수 있는 사람들 마저 공무원이 되버리는, 국가적으로 보았을 때는 분명히 커다란 손해인 현상이 너무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것 이고, 저자 역시 이 점에 대해 안타까워 한다. 

'과연 '안정'만이 직업에 있어서 최우선의 가치이고, 그것이 다른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는가.' 

 이 책을 모두 읽고, 한번쯤은 생각해볼만한 주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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