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하얀 렌즈, 그녀의 붉은 렌즈
서동우 지음 / 생각나눔(기획실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하얀 구름도, 푸른 바다도, 저녁 노을 빛도 모두 우리는 두 눈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세상을 바라본다고 했을 때, 눈과 세상 사이에는 뭔가가 존재할 수도 있다. 그것은 단순한 안경일 수도, 선글라스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그것을 착용하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도 자명하게 알 수 있고, 나 역시 쉽게 인지한다. 거기에 비해, '렌즈'라는 것은 그렇지 않다. 처음에야 계속 신경이 쓰이고 어색하지만, 계속 사용하다보면 내가 렌즈를 끼고 있다면 사실조차 망각하게 된다. 특히 나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은 내가 렌즈를 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즉 내가 스스로 알아차리지 않으면, 내가 렌즈를 끼고 있다는 사실을, 내가 바라보고 있는 세상은 진짜 세상이 아닌 렌즈를 통해 비춰지는 세상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게 된다.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이야기. 이것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어쩌면 아주 비극적인, 복수에서 시작한 행동의 결과가, 결국 서로를 파괴 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게 되는데, 이러한 반전이 가득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저자는 두 가지 렌즈를 통해 바라보고 있다. 결국 인간은 자신의 두 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진실이 무엇이든간에, 그것에 어떠한 사실들이 숨겨져 있던간에, 자신의 눈에 비춰지지 않으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자신이 믿는 걸 끝까지 믿게 된다. 그러다 그러한 믿음이 산산조각 나는 순간, 스스로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지게 된다. 저자는 이런 효과를 무척이나 극적이게 사용함으로서, 하나의 이야기를 마치 두 개의 이야기 처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서로 소통이 되지 않은 이 두개의 이야기는, 절로 안타까움이 들게끔 만든다. 그냥 슬픈 이야기로 끝날 수 있는 것을, 한 번 더 독자의 마음을 뒤흔드는 것 이다.

한편으로는 '호스트'라는 직업을 기점으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잘 생긴 덕에 돈을 많이 벌어서 마냥 부럽게 느껴질지 모르는 그런 생각이, 호스트의 어두운면과 그 비극적인 결과를 보여줌으로서, 우리가 경험해보지 않고, 알 수 없었던 세계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도 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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