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사구시 한국경제 - 통념을 허무는 10가지 진단과 해법
강신욱 외 지음, 원승연 엮음, 이건범 기획 / 생각의힘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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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에는 세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번 째는 그것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 두번째는 모르고 있는 것.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는, 바로 '잘못 알고 있는 것' 이다. 당연히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가장 좋은 상태이다. 문제는 두번째와 세번째 상태인데, 우리들은 세번째 상태를 더 선호한다. 아무래도 모르는 것 보다는, 어설프게라도 알고 있는게 더 낫다는 생각에.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모르는 것 보다 더 안 좋고, 더 위험한 것은, 바로 잘못 알고 있는 것 이다. 모르면 배워나가면 되지만, 잘못 알고 있는 사람에게, 그것이 틀렸다고 말하고, 새로운 것을 가르치는 것은 어렵다. 예를 들어서,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기 쉽지만, 이미 이것저것 마음대로 색이 칠해져 있는 도화지 위에, 무언가를 새로 그리기란 어렵다. 그런데 이런현상은 유독, '경제' 분야에서 많이 나타나곤 한다. 분명 우리의 실생활에 밀접한 관련이 있고, 현실적인 문제로 많이 다가옴에도, 우리가 그것을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배울기회가 가장 많은 대학생조차도, 자신의 전공이 아닌 이상, 굳이 이 경제 문제에 대해 공부를 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경제를 잘 모르는 단계에만 그치면 상관이 없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우리가 경제 문제를 접하게 되는 것은, 대부분 뉴스와, 신문, 그리고 요즘은 SNS의 영향도 무척이나 큰 편 이다.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이런 매체를 통해 접하다 보니, 거기서 전달하는 것이 100% 진실이라고 생각하기 쉽고, 표면적으로 드러난 문제에만 집중하고, 그 너머에 있는 진실과 본질에 대해서는 '생각'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인지, 아니면 진실 이라고 믿고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는 것 이다.

 

이 책은 그러한 우리들에게, 잘못된 많은 통념들을 깨주고 있다. 경제학 분야를 공부한 10명의,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이, 10년만에 다시 모여 이 책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 통념을 깨뜨리는 과정에서조차, 한 사람만의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지금 우리가 쳐해있는 많은 문제들을, 좀 더 다양한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 아무리 훌룡한 경제학자라도, 그의 견해만으로 경제현상을 해석하면, 그 역시 편협할 수 밖에 없고, 한 가지 시선에만 집착하게 되기 마련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나쁜 사마리아인들' 이나 '그들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라는 책을 쓰신 장하준 박사님이 되겠다. 그 만큼, 경제학이라는 분야가 미리 예상을 하기보단, 이미 일어난 현상에 대해 스스로의 시각으로 분석을 하는 학문인 만큼, 이 균형감은 무척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다루는 문제들은, 2008년 금융위기, 중국의 부상, 대북관계, 일자리 문제, 청년실업, 원전문제 등, 이 전에 한창 이슈가 되었거나, 현재까지 되고 있는 것들을 다루고 있다. 단순히 현상에 대한 설명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생각하는 해결책까지 제시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좀 더 많은 생각 거리를 던져주는 듯 하다. 아주 심오한 주제를 다루거나 수준 높은 통찰력으로 문제를 날카롭게 분석하기 때문에 좋은 책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실제로 믿고 있던 것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 무척이나 의미있지 않을까 싶다. 특히 사교육 문제와 원전문제에 대해선, 겉으로 드러나 있는 것들이 아닌, 정말 그 본질을 예리하게 꿰뚫는 모습에서, 나름 경제 분야에 대해 책을 꽤 읽었다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질 정도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요즘 나라가 한창 시끄럽다. 특히 경제에 밀접한 관계가 있는 문제들이 한창 이슈가 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원전문제와, 민영화 문제이다.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정부를 향해, 이 추운 날에도 거리에서 변화를 울부짖는, 그래서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진보되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시하고, 감사한다. 다만, sns의 발달로,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에, 잘못되거나, 혹은 시선이 한쪽으로만 몰린 편협한 지식으로 다른 사람을 '선동'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최근의 모습을 볼 때면, 과연 광우병 사태, 한미 FTA, 4대강 사업 등, 그 당시의 모습들에 비해, 우리는 과연 한걸음이라도 전진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 어떤 시위보다 무서운 것은 '학습' 이다. 제대로 된 지식을 가지고, 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비평과 통찰을 가질 수 있는 그런 지식인들이 많아 질 수록, 정부의 힘은 약해진다고 본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잘못알고 있는 것들을 바로 아는, 그런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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