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는 중입니다, 이 결혼에서 - 사랑과 결혼 그리고 삶이 던지는 문제의 해답을 찾아가는 기록
박진서 지음 / 앵글북스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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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가져다준다는 파랑새는 결국 우리 집 베란다에 있는지도 모른다는 박진서 작가의 말에 고개를 주억거렸다. 햐~이 분, 진짜 뭔가를 아는 사람이구나! 하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내 인생의 주인공인 나답게, 아무쪼록 행복하게. 이 문장을 주문처럼 하루 종일 중얼거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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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끊고 유럽을 걷다
김성한 지음 / 북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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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교산 이빠와 아이의 유쾌한 유럽 여행기! 너무 재미있고 여행에 대한 갈증이 풀리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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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천국 (반양장) 문학과지성사 이청준 전집 11
이청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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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너무 유명한 소설이지만

막상 고등학생 시절에는 못 읽었다.

이렇게 훌륭한 소설을 줄거리 요약만으로,

교과서에 실린 몇 페이지에 빨간 줄 그어가며

공부를 했던 것이 안타까워서

5년 전, 이 책을 구입했을 때 500페이지가

넘지만 단숨에 읽었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이 위대한 소설을 읽으며

가슴이 뜨거워지고 눈물이 났다.



[당신들의 천국]은 1974~1975 《신동아》에

발표되었고, 문학과지성사에서 1976년

최초의 단행본이 수록되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씌여진 글이지만

소설 초반부터 긴장감이 느껴지며,

글은 유연하고 부드럽지만 긴박감이 있었다.



소설의 대부분은 인물들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다.

그들의 대화는 때로는 굉장히 솔직하고,

철학적이며 오해를 촉발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대화는 심오하고 감동적이며 인간적이다.


[사자의 섬]

이 섬에선 어디서나

죽은 자들만이 말을 하고 있어요.

살아 있는 사람들은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아요.

이젠 모습도 찾아볼 수 없는

동상이 말을 하고,

섬을 빠져나가다 물귀신이 되어간

사람들이 말을 하고,

그리고 납골당에 잠들어 있는

수많은 망령들이 말을 하고...

하지만 말을 하는 것은

오직 그들뿐이란 말요

이 섬은 온통 그 죽은 사람들이

다시 살아나서 그들만이

입을 가지고

그들만이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요.

​-당신들의 천국 .82p-

나환자들의 섬, 소록도에 현역 대장인 조백헌이

병원장으로 취임한다.

그런데 하필 취임하는 날, 원생 두 사람이

바다를 건너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하고,

원장은 보건과장인 이상욱과 섬을 둘러보며

소록도 사람들의 뿌리깊은 불신과

끝이 없는 절망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조백헌 원장은 이 곳 사람들에게 새로운 천국을

만들어 주고자 결심하고 깊은 고심에 빠진다.


[낙원과 동상]


명분은 믿을 것이 못 되었다.

섬사람들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몇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섬사람들은 그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상욱도 그것을 알고 있었다.



문제는 명분이 아니라

그것을 갖게 되는 과정이었다.

명분이 과정을 속이지 말아야 한다.

명분이 제물을 요구하지 않아야 한다.

천국이 무엇인가.

천국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 속에서

마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어야 했다.

스스로 구하고,

즐겁게 봉사하며,

그 천국을 위한 봉사를 후회하지 말아야

진짜 천국을 얻을 수 있었다.

​-당신들의 천국 . 180p-

소록도를 원생들을 위한 천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조백헌 원장은 직원지대와 병사지대의

경계를 허물고 미감아 아동들과 직원 지대

아이들의 공학을 단행하고, 또한 불가능할

것이라던 축구회도 만드는 등 과감하면서도

뚝심있게 소록도를 변화시켜 간다.

그런 조백헌 원장의 가장 큰 계획은 득량만을

막아 3백만여 평의 농토를 만드는 방대한

간척지사업 계획이었다.



하지만, 조백헌 원장의 천국을 만드는 계획은

큰 장벽으로 가로 막히는데 그것은 바로

예전 주정수 원장과 사토의 만행으로 인한

소록도 환자들의 뿌리 깊은 불신이었다.


[출소록기]

그때 조 원장은 문득 그 수많은

문둥이들과 그 문둥이의 후손들을

위해 바다 위의 석주에 새겨

남기고 싶은 간절한 몇 마디

말이 떠올랐다.



여기,

그토록 인간을 소망하던 문둥이들에게

그 지친 영혼들이 안식할 땅을 위해

큰 산이 바다 되고,

바다가 다시 육지 됨을 보게 하여주신

거룩한 신의 섭리여!

​-당신들의 천국 . 287p-

조백헌 원장은 소록도 환자들의 믿음을

얻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지만

오랜 시절 절망으로 살아온 그들의 마음을

열기란 요원했다.

하지만, 진심은 언젠가는 통하는 법.

원생들은 조백헌 원장이 약속했던 그들만의

천국을 완성하기로 한다.

그렇게 득량만 매립공사는 시작되었다.


[배반1]

총알은 단 하나밖에 들어 있지 않소.

당신들이 심판해야 할 사람은

나 한 사람뿐일 터이니 말이오.

탄환이 하나뿐이니

정확하게 쏘지 않으면 안 될 거요.

​-당신들의 천국 . 328p-

만재도라는 섬을 헐어 바다를 막아 땅을

만드는 것, 그것은 불가능할 것 같았지만

소록도 원생들의 피 땀으로 돌을 짊어진 결과

10개월만에 바다에서 돌둑이 솟아올랐다.

하지만, 자연은 그들에게 또 한번의 시련을 주고

원장과 환자들의 관계는 악화일로에 빠지는데...


[배반2]

원장은 그래도 하느라고 했거든.

지금 와서 보면 원장이 이 섬에서

행해온 것은 모두가 사랑으로

해서였던 게란 말야.

그 원장을,

원장과 함께 사랑으로 행할 수 없었던

못난 문둥이들이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게야.

그 알량한 자유 하나로 모든 것을

행하려 한 옹졸스런 문둥이들이

외려 그 원장을 용납할 수가

없었던 게란 말씀야.

일이 왼통 거꾸로만 되어왔던 심이지.

그렇다고 뭐 그동안 원장이

이 섬에서 행해온 일들이

오늘로 모두 허사가 되어버릴 수는

또 없을 게야.

이 황량한 문둥이들의 가슴속에

원장은 그래도 제법 훈훈한 사랑을

보여주려 했거든.

​-당신들의 천국 . 397p-

소록도 원생들에게 천국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조백헌 원장과 끝이 보이지 않는 매립공사에

처음의 의욕을 잃어가는 원생들 사이에

갈등은 불가피한 일이었다.

이 때, 5천명 환자들의 정신적 지주인 황희백

장로가 나서서 원장의 진심을 알게 되고,

다시 간척지 사업이 활기를 띠게 된다.



하지만, 조백헌 원장의 발령과

사업장을 빼앗기게 될 위협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천국의 울타리]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먼저 우리의 뜻을 튼튼하게

쌓아 이어놓았을 때,

비로소 떳떳하게 이웃을 기다리고,

그 이웃이 그곳에 오가게 되는 날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들의 천국 . 495p-

조백헌 원장이 발령을 받아 섬을 떠난지 7년 후.

소록도는 어떻게 변하고,

득량만 간척사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었을까?

그리고 조백헌 원장은 왜 다시 소록도로

돌아온 것일까?


소설을 읽으며 알게 되었지만,

이 소설은 실제 장소와 실제 인물이 있다.

전남 고흥군에 있는 소록도,

조백헌의 실제 모델인 조창원 원장이 그렇다.



소설을 읽으며 한센병에 대해 알게 되었다.

한센병이라는 병명보다 문둥이병이라는

저속한 표현으로 부르던 그 병은 요즘에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소설을 읽으며 소설이, 그저 소설이 아니라는

것이 이번처럼 슬프고 안타까운 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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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말하지 않을 것
캐서린 맥켄지 지음, 공민희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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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캠프. 사고는 여름 캠프 밤에 생기지.

소년, 소녀의 마음이 들뜨고 흥분되는

달콤하면서도 끈적이는 밤.

꼭 사고는 이런 밤에 생기지...

하지만, 이 책은 [13일의 금요일]처럼

피비린내 나는 내용이 아니다.

이 소설에서 여름 캠프는 갈등이 증폭되고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이 주체가 안 되는,

그래서 사고가 생기게 되는 무대가 된다.



소설은 1998년 캠프에서 풍등 날리기를 하며

한껏 들뜬 분위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시간은 훌쩍 지나 20년 뒤로 이동한다.



(캠프 마코)의 운영주인 맥알리스터 부부가

갑작스런 기차 사고로 죽는다.

부모의 추도식을 3일 앞두고 다섯명의 남매가

모인다. 라이언, 마고, 메리, 리디와 케이트

이렇게 다섯명이 미리 모인 이유는

꼭 다섯명의 남매가 함께 있을 때 아버지의

유언장을 공개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언장의 내용은 캠프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결정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것은 단순한 투표 이상의 복잡한 문제였다.

유언장에는 그들이 아만다에게 일어난 일의

수수께끼를 풀고 남매의 투표 결과가

만창일치가 되어야 한다고 조건 때문이었다.



20년 전, 이 (캠프 마코)에서 둘째 마고의

친구이자, 첫째 라이언과는 썸을 탔던 [아만다]

가 머리에서 피를 흘린 채 의식을 잃어가는

모습으로 발견된 것이다.

아만다는 분명 맥알리스터 가족 중 누군가에게

폭행을 당했다. 다행히 아만다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누워있지만 죽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사건은 범인을 찾지 못하고

미제로 종결되었고 가족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세월을 보낸다. 분명 범인은 가족안에 있다.

이 사건으로 맥알리스터 가족은 각자의 기억과

오해에 쌓여 깊은 불신으로 서로 거리를 두고

살아왔다.

20년 전, 그 때 그 시간들을 퍼즐 맞추기처럼

각자의 기억을 조립해 보지만 진실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아만다의 머리를 내리친 사람은 누구이며,

왜 그랬을까? 다섯명의 남매는 20년 전,

진실을 밝힐 수 있을까? 그 밤의 비밀은 풀릴까?

과연, (캠프 마코)는 어떻게 될까?


464 페이지나 되지만, 하루만에 다 읽을 정도로 내용은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내용이 가볍다고 느낄 정도로 페이지는

술술 넘어갔다. 하지만, 인물들의 어색한 대화는

긴장감을 떨어지게 하고 스릴러 소설이라는

것이 무색할 만큼 스릴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 소설은 구성이 탄탄하거나, 스릴이 넘치거나,

반전이 쩔거나, 긴장감이나 긴박감이 있지는

않다. 오히려 초반에는 지루한 감도 있었다.

읽을 때는 맥알리스터 가족이 너무 이상해서

이해가 안 갈 정도였다. 어떻게 이렇게 깊은

불신으로 그 오랜 세월을 보냈을까 하고.

그런데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이 소설의 메시지를 이해했다.

[가족 심리스릴러] 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이 소설은 가족이라는 단어가 꼭 들어가야 한다.



[절대 말하지 않을 것]

이 제목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며 가족이라는 이상하고

미스터리한 집단에 대해 생각했다.

우리는 단지 가족이라서 이해가 되고

용서를 한다.

어쩔때는 설명도 필요없고 해명도 필요없다.

그냥, 가족이라서 모든 걸 품을 수 있다.

그건 논리적으로 이야기할 수 없다.

오로지, 가족이라서 무조건적이고 희생적인

관계가 이루어지는 진짜 이상한 집단이

가족 아니겠는가?



내가 아는 것, 내가 보고 들은 것보다

더 분명한 진실은

그들이 내 가족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그 어떤 조건이 변해도

흔들리지 않는 진실이다.

가족이라서,

절대 말하지 않을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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