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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 클럽
메리 앤 셰퍼.애니 배로우즈 지음, 김안나 옮김 / 매직하우스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이 책에 흥미를 느낀 것은 제목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처음 제목을 접했을 땐 '건지 아일랜드'의 '건지'가 건포도나 건바바나 쯤 되는 뜻 인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크나큰 착각 이었다는 것을 얼마되지 않아 알 수 있었다.
건지 섬은 영국 남쪽 아래에 위치한 작은 섬 (guernsey) 건지 아일랜드이다.
건지 섬이 독일 군에게 점령당했던 시절 주민들이 기르던 가축을 독일 군이 군대의 식량으로 가져갔고 또한 소와 돼지를 엄격하게 관리하였다.
독일군은 죽은 돼지를 확인해 장부에 달아놓았을만큼 꼼꼼히 관리했다.
어느날 섬 주민 윌 티스비의 돼지 한마리가 병에걸려 죽자 농업 담당교는 돼지가 죽었다는 증명서를 써주었고
돼지를 땅에 묻으라고 말하고 돌아갔다. 하지만 윌 티스비는 죽은 돼지를 아멜리아 모저리라는 주민에게 건네주어
아멜리아 모저리는 건강한 돼지를 숨겨놓고 윌 티스비의 죽은 돼지로 장교를 속여 자신의 돼지가 죽었으니 빨리 와달라고
했고 농업담당 장교는 모저리의 이름 아래로 '죽은 돼지 장부'에 한 마리를 추가했다. 주민들은 이런 식으로 계속 되지를
숨기다가 독일군 에게 들키게 되어 다신 하지 못하게 되었다.
아멜리아 모저리는 숨긴 돼지를 요리해 섬의 주민인 도시, 이솔라, 에벤 램지, 존 부커, 윌 티스비, 엘리자베스를
초대했고 돼지구이와 감자껍질파이를 요리해 친구들과 모여 비밀리에 잔치를 벌이게 되었다.
(윌티비스씨가 만든 감자껍질파이는 감자를 삶아 으깬 것으로 속을 채우고 비트 즙을 내서 단맛을 내고, 파이껍질로
감자껍질을 사용한 파이였다.)
그날 밤 집에 돌아가던 중 술에 취한 존 부커 덕에 독일 군에게 통금을 어긴것을 들켜 난감해 하던 중 엘리자베스가
문학회에 다녀오는 중이라고 해명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그 사건을 계기로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클럽'이 탄생하게 되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런던에 거주하는 스티븐스 & 스타크 출판사 소속의 줄리엣 애쉬튼이라는 작가에게 온 한 장의 편지로부터 시작된다.
건지섬에 거주중인 도시 애덤스가 줄리엣이 내다판 <엘리아 수필선집>을 읽고 저자의 또다른 책을 읽고싶어
런던에 있는 서점의 주소를 알려달라는 편지를 쓰게 되었다. 당시 건지 섬에는 여전히 서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건지 섬 사람들과 줄리엣, 줄리엣과 그의 친구들이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진행되는 이야기다. 편지를 통해 독일이
건지 섬을 지배했을 당시 비참했던 당시 상황을 건지 섬 사람들은 편지속에 생생하게 그려간다.
건지 문학회 주민들은 줄리엣에게 자신이 읽었던 책이나 좋아하는 작가의 삶을 이야기하거나 전쟁당시
자신에게 있었던 사건을 편지로 적어 줄리엣이 건지 섬 문학회에 대하여 칼럼을 쓰는데 도움이 되고자 했다.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편지를 통해 소통한다는 것은 정말 진정한 대화인것 같다.
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으로 인연을 맺게된 이들은 슬픈일이 있으면 위로해주고 기쁜 일이 있으면 축하해주는 가족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해서 줄리엣은 건지섬에 초대받아 건지섬에 가게 되었다.
줄리엣은 건지섬 사람들의 환영을 받고 수용소에 갖혀있는 건지문학회의 창시자인 엘리자베스의 집에 머물게 되었다.
며칠 뒤 건지섬으로 날아온 편지 한통에는 엘리자베스가 수용소에 갖혀 있다가 처형당했다는 비참한 이야기가 적혀있었다. 편지를 쓴 사람은 레미 지로라는 여성이었는데 수용소에 갖혀 있는동안 엘리자베스를 만나 우정을 쌓게된 친구였다.
그녀는 이미 수척해 있었으므로 도시와 아멜리아의 도움으로 건지 섬에 오게 되었지만 프랑스의 파리로 돌아가게 되었다.
시드니(스티븐스&스타크 출판사의 편집장. 줄리엣과 절친하며 줄리엣의 절친 소피의 오빠)는 죽은 엘리자베스를
중심으로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클럽에대한 책을 쓰길 권유했다.(줄리엣은 물론 찬성했다.)
줄리엣은 엘리자베스의 딸 키트를 돌보다가 자신이 입양하기로 마음 먹었고 도시 애덤스를 사랑하는 자신의 감정을
비로서 도시에게 청혼하게 되었고 둘은 결혼을 하게 된다.
건지 아일랜드 감자껍질파이클럽은 참으로 순수하고 때묻지 않은 책이다.
건지 섬과 런던을 오가는 편지 속에서 탄생된 이 책은 요즘과 달리 통신수단이 편지였던 1946년 그 시절의 이야기를
생생히 전달하고 있다.이 책을 읽으면서 마치 나에게 편지가 온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살아있는 편지였다.
이런 사랑스러운, 사랑받아 마땅한 책을 감히 추천 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