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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p.84 ....하지만, 그 이후로 저는, '세상이란 개인이 아닐까?' 하는, 사상과도 같은 것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이란 개인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게 된 이후로 저는, 이제까지보다는 다소, 자신의 의지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즈코의 말을 빌리자면, 저는 약간 고집을 부리게 된 반면에 안절부절못하는 일은 없게 되었습니다. 또한 시게코의 말을 빌리자면, 그다지 시게코를 귀여워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인공 요조가 만약 나와 동시대 또래 남자였다면, 말 잘 통하는 친구는 됐을 것 같다. 단, 그가 제 속내와 본성을 숨김없이 털어놨다면 말이다.
우울과 초조함을 감추기 위해 낙천성으로 위장해야 했던 그의 괴로움을 충분히 공감한다. 물론 '여자들이 따르는 불안' '사랑받는 불안' 같은 건 내게 예외적인 일이긴 하지만.
누군가의 추천 글을 읽고 집에 있던 책꽂이에서 다시 찾아 읽는 중이다. 작가 다자이 오사무는 1909년에 태어난 사람이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오늘날의 수많은 독자들과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표지 글에 100프로 공감한다.
'기분이 저조할 때는 공원을 산책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CD를 사고, 즐겁고 가벼운 소설을 읽고, 맛잇는 것을 먹고, 요리책을 사서 메뉴를 하나 정해 친구를 초대해 만들어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나와 책 교환하는 친구가 내게 한 충고다. 일단 어제 '공원 산책'은 했고 다음으로 '요리책을 사서 메뉴를 정해 친구를 초대해 먹기'에 도전해 볼까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