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뉘엘 카레르 지음, 윤정임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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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누엘 카레르의 '적' 

'출근 전쟁'을 치루며 읽는 독서는 처절했다.
더할나위 없이 달콤한 성시경의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히는 가운데 축축한 어떤 넘의 노란 티셔츠가 자꾸 등에 붙어오는 것을 지속적으로 견재하는 한편, 주인공 장클로드의 파행에 대한 복잡한 심경으로 패닉에 빠질 지경이다. 적어도 아침 출근길엔 피해야 할 책이다.    

P. 29. ...적당한 때가 되면 저절로 알려질 이런 사실들은 내가 진정으로 알고 싶어 하는 것, 당연히 사무실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낮 시간 동안 그의 머릿속에서 일어났던 일에 대해서는 알려 주지 않을 것이다. 처음에는 모두들 그가 무기나 산업 비밀을 몰래 팔며 시간을 보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라 숲 속을 거닐며 시간을 보냈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P.96. 밖으로 나서면 그는 완전히 헐벗은 상태였다. 부재 상태로 빈 곳으로. 공백 상태로 되돌아가던 그의 상황은 어쩌다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매일같이 겪는 유일한 삶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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