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 - 공지영 장편소설
공지영 지음 / 창비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도가니탕 맛만 보려다 한 그릇을 다 비웠다. 최근 모처럼 순식간에 헤치운 국내 소설.  조두순 사건 때문에 그 여운이 더 오래가는 듯.  

"그게 말이야, 우는 일이라는 게, 그게 장엄하게 시작해도 꼭 코푸는 일로 끝나더라고."
-135페이지.

"어른이 되면 그 대답을 알게 되는 게 아니라, 어른이 되면 그 질문을 잊고 사는 것이라고 말이야...." -227페이지.

가난이 남루한 이유는 그것이 언제든 인간의 존엄을 몇장의 돈과 몇조각의 빵덩어리로 치환할 수 있기 때문일까.-233페이지.

거짓말. 누군가 거짓말을 하면 세상이라는 호수에 검은 잉크가 떨어져내린 것처럼 그 주변이 물들어버린다. 그것이 다시 본래의 맑음을 찾을 때까지 그 거짓말의 만 배쯤의 순결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다.
가진 자가 가진 것을 빼앗길까 두려워하는 에너지는, 가지지 못한 자가 그것을 빼앗고 싶어하는 에너지의 두 배라고 한다. 가진 자는 가진 것의 쾌락과 가지지 못한 것의 공포를 둘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247페이지.

 "....이 세상은 늘 투명하고 맑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간들에게 안개는 장벽이겠지만 원래 세상이 안개 꼈다고 생각하면 다른 날들이 횡재인 거죠. 그리고 가만히 보면 안개 안 낀 날이 더 많잖아요?" -253페이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유명한 이유는 그게 천지창조 이래 한번 일어난 일이라서 그런거라고 생각 안해요?" -255페이지.

"내가 불쌍하고 불행한 적이 있다면 그건, 나도 가끔은 뻔히 아니라는 걸 알면서 그것과 타협하고 싶어질 때야." -266페이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