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의 순간
필립 베송 지음, 장소미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필립 베송이란 작가가 우리나라에서는 낯설지는 몰라도, 프랑스에서는 10안에 드는 아주 유명한 작가라고 한다. 그렇게 유명한 작가의 작품을 이제야 만나서 조금은 계면쩍기도 했지만 어떤 작품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렇게 읽게 된 필립 베송의 첫 책이자 신간인 <포기의 순간>은 단박에 나를 매료 시켰다. 

  먼저 문체가 너무 아름다웠다. 자신의 아이 과실치사로 5년 간 복역하고 나온 주인공이 다시 고향 마을로 돌아와서 일어나게되는 일과 감옥에서의 생활,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들이 나온다. 그 모든 것들을 아우르는 문체는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내면을 깊이 파고드는 차분함과 함께 깊은 고독을 말하고 있는 듯 했다. 그 고독 앞에서 나의 존재, 삶, 나에게 주어진 현재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미래들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내 삶이 그의 이야기 앞에서 하찮아졌다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어떤 큰 일 앞에서 겪게 되는 좌절감. 주인공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그래도 삶은 살아볼만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과거의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런 과거의 모든 것을 잃어야했던 주인공. 그가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모습에 한 없는 응원을 해 주고 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