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의 카페 플로리안으로 가자
이광주 지음 / 다른세상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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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유럽문화를 한마디로 말한다면? '담론의 문화' 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담론의 중심지가 바로 '카페' 이다. 결국 이 '카페'라는 곳에서 유럽의 문화가 발아해서 꽃피워졌다는 것이다.

이 책은 고대 그리스 시대로부터 로마시대, 중세시대를 거쳐 근대 유럽에 이르기까지의 유럽문화사를 관통하고 있다. '인간'중심의 그리스 정념에서 출발해서 대부분의 유럽인들이 동경하는 로마의 문화, 정신을 거쳐 모든 것이 '신'께로 귀결되는 중세시대를 통과하여 지식인들의 담론에 의해 사회,문화가 형성되어지는 근대 유럽사회까지.

' 유럽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 베네치아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성마르코 광장은 베네치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 그리고 플로리안은 그 광장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 바로 이 카페에서 유럽의 문화,정신이 키워 졌던 것이다.

근대 유럽은 지식인들이 사회의 담론을 형성해 나갔는데, 이 지식인들은 고대 그리스,로마의 교양인과는 다른 사람들이었다. 고대의 교양인은 '7자유학예'에 능한, 그 중에서도 특히 '수사학(말하기)'이 빼어난 사람들이었다. 고대의 사람들은 '말 잘하는 사람'을 그 사회의 중요인물로 보았다. 하지만 근대의 지식인이란 물론, 교양도 갖추고 있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실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었다. '즉' 지극히 현실적인 학문을 행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실생활에 직접 필요한 학문을 연구, 실천했던 것이다. '카페'에 모여서 담론을 형성하고 그 담론은 곧 그 사회를 이끌어가는 모토가 되었다.

우리는 '유럽'하면 흔히 '개인'중심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보다 앞서 유럽은 사회적이며 사교적이다. 이는 결국 유럽의 문화가 왜 '카페의 문화'인지를 말해주는 가장 명백한 증거가 되는 셈이다.

그저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유럽문화'의 뿌리와 성장과정을 옛날 이야기 하듯, 그림책을 보듯이 이책은 그렇게 풀어나가고 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어느새 시공을 초월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카페 플로리안의 아늑한 곳에 앉아 커피향에 흠뻑 취해 있는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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