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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걷기여행 - 평생 꼭 한번 도전하고 싶은 꿈의 길
김영준 지음 / 팜파스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히말라야에 대한 나를 비롯한 일반 사람들의 느낌은 세계 최고 높이의 산인 에베레스트를 떠올리며,
고난과 역경 또는 힘듦을 떠올리고 심지어는 죽음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히말라야에 대한 책이나 영화는 이 책에서 그 제목들이 살짝씩 거론되고 있듯이 많이 나와 있으며 그러한 것들을 통해서
우리는 히말라야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또 체험해 보았다.
등산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편인데, 이러한 나에게 히말라야는 나같이 등산 초보자에, 시간 날 때마다 아주 가끔씩 산을 찾는 사람에게는
거의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꿈같은 존재임은 분명하다.
물론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왠지 모르게 한층 더 가까워진 것 같은 친근한 기분이 어느새 내 마음 속에
들어와 있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역시 히말라야는 히말라야이다.
특히, 보는 내내 너무나도 상세한 이야기들과 음식이나 각종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들에 대하여 서술되어 있는 것 보면서
이 책을 길라잡이로 한번, 도전해볼 수도 있겠다고 (약간은 건방지게?) 생각해보기도 하였지만
그것도 잠시. 흔들흔들, 비라도 세게 몰아치거나 바람이라도 강하게 불면 그대로 전복되어버릴 것 같은
구름다리들을 몇 차례나 건너는 지은이를 보면서... ㅠ_ㅠ 내게는 역시 머나먼 이야기이구나, 싶더라는;
책에는 히말라야를 오르기 위한 가이드라고 표현이 되어도 그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네팔 현지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독자들에게 전해주고자 노력한다. 특히 비수기라고 할 수 있는 8월에 히말라야를 방문하는 작가는
비수기이니만큼 성수기 당시의 8월 이전이나, 8월 이후의 히말라야에 대한 정보는
시중에서 많이 얻을 수 있는 반면에, 비수기인 8월에는 그다지 많은 정보를 얻기가 힘들었던 점을 스스로 이야기하며
자신의 이 책이, 8월에 떠나는 여행가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
소아전문 의사로 생활하면서, 시간을 8월 그때밖에 내지 못하여 비수기에 떠나게 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며,
8월이 비수기인 이유가, 날씨가 우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히말라야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설산을 많이 보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인데
그에 반하여 다른 시기에는 볼 수 없는 듣도 보도 못했던 수많은 야생화들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도 하다.
어쩔수없이(?) 비수기에 떠나게 되는 사람들은 그나마 이러한 야생화를 보면서 마음을 가다듬어야 할듯!
그런데 정말, 책 중간중간에 있는 야생화들~ 너무 예쁘더라. 야생화라는 그 이름만으로는 왠지 잡초가 떠오르는
거친 이미지인데 반하여, 진짜로 생긴건 어느 예쁜 화초 부럽지않게 색깔도 너무 예쁘고 크기도 앙증맞고,
또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없는 그 자태가 등산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겠다.
아마도 히말라야 등반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책을 보게 된다면, 야생화에 마음을 빼앗겨 비수기에 그 곳을 찾게될지도 모르겠다 ^^
그리고 길 위에서 만나게 되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과의 인연도 다소 인상적이다.
함께 걸어가는 길 위라서 그런 걸까... 같은 곳을 바라보며 걷게 되는 수많은 사람들은 한 번, 두 번 마주침이 잦아질수록
점점 더 자신들도 모르는 애틋한 마음이 생겨서 모두가 친구이고 이웃사촌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될수록 그들은 진한 애정을 느끼고, 또 헤어질 때 아쉽다고 할지라도
또 언젠가는 이 길 위에서 만나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일지, 그저 아쉬움만을 느낀다고는 할 수 없다.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도, 그 반복됨과 힘겨움을 같이 나눈다는 데에서 생기는 정이 이만큼인데,
그 머나먼 네팔의 히말라야 등반길에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는 반가움과 즐거움은 어디에 비교할 수가 있을까?
한국에서 만났더라면, 아니 세계의 다른 나라의 다른 장소에서 만났더라면 그 반가움이 이 정도는 아닐텐데
이 곳 히말라야에서 그런 사람들을 만나니 반가움은 배가 되고, 함께 나누어 먹는 고국의 라면 맛도 일품요리를 능가한다.
히말라야에서의 따뜻한 걷기 여행길을 함께 등반한 듯한 기분이 드는 지금,
이 기분 그대로 이번 주말에는 어디라도 걸어가고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생기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