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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터 - 너와 내가 닿을 수 없는 거리
임은정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삶의 고귀한 의미와 행복을 들어보고 싶다면 단연 이 책을 선택해야 한다.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정말 많이 들어봤던 말이긴 하지만 '내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이
어제 죽은 누군가에게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살고 싶었던 단 하루'라는 것을 우리는 살아가면서 절대로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삶을 소중히 생각하고, 또 그 속에서 겪게 되는 수 많은 일상의 행복을 비로소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 참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암환자들과 식물인간 상태의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 요양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책은,
죽음과 생명, 삶 이라고 하는 조금은 무겁고 진지할 수 있는 일련의 이야기들을 정말 꾸밈없이 소박하고, 순수하게,
따스하고 정답게 해내고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간과할 수도 있는 우리들의 행복한 이야기들을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입으로 듣는다는 게 조금은 아이러니할 수도 있지만, 그런 상태에 있는 그들이야말로
삶을 제대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만약에 내가 저런 상태라면 과연 저렇게 이야기하고 웃음지을 수 있을가 싶기도 하고...
책을 읽는동안 내내 많은 감정이 오르락, 내리락, 내 마음속에서 나를 쥐고 흔들어놓은 듯 한 기분이다.
암 말기의 환자, 그리고 식물인간 상태의 두 남녀, 버려진 개 등등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병 때문에
가족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버림받은 사람들로 가득 공간을 채우고, 또 행복으로 하루 하루를 웃으면서 살아가는
이 곳, 행복 요양원의 사람들은, 병이 걸려서 아픈 몸 그 자체보다도 어쩌다가 재수없게 내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누구라도.. 아무리 긍정으로 똘똘 뭉쳐 있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이런 극한 상황에서는
부정적으로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이러한 상황에서, 조금씩 조금씩, 아니면 하루가 다르게 죽음에 다가가고 죽음이라고 하는
절대적인 무언가에 맞서 싸우게 되면서 조금씩, 자신이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살아있음으로 인해서 다른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하나의 의미가 되고 가치있는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죽음을 바로 코 앞에 두고 있거나, 아니면 삶과 죽음이라고 하는 극과 극의 상황 그 경계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또 한편으로는 유쾌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가의 필체가 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