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 구두 안드로이드 - 2010 제18회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 작품집 대산청소년문학상 수상 작품집 18
차여경.이혜지 외 지음 / 민음사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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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에서 이번에 출간된 청소년들의 문학 모음집이라고 하는 이 책은

정말 조금은 색다르고, 어른의 시선에서 본 청소년들의 삶과 청소년들이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는

글은 또 다르다는 것을 한 번 제대로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던 것 같다. 조금 예쁘거나 우아하고 멋지게 갈아지지 않은

순박함이 느껴지기도 하고, 어느 순간에는 단순한 성장소설이 아니라 그들의 삶 그 자체도,

지금은 그들의 나잇대를 훌쩍 넘어버린 나에게 많은 교훈과 감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또 조금 놀랍기도 했다.

(괜시리 며칠전에 직장 동료분들과 함께 했었던 술자리에서, '그저 길거리에 널부러져 있는 노숙자들에게서도 우리는

그 날 하루의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었던 생각이 얼핏 들더라. 정말 100% 공감하지 않을 수가 없는 좋은말이다.)

 

우선은 왠지 책이 전체적으로 풋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보도자료에서 보아온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상작임을 나타내는 말들을 읽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직은 순수하다고 느껴지고, 괜히 이래저래 내 마음에 안드는 (마음에 안찬다는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겠지만;) 부분도

보이기도 하고, 약간은 내 스스로가 건방지게 작품 자체를 평가해가며 본 듯한 기분이기도 하다. (작가님들 죄송합니다......)

그래도 역시 재미있었다. 대학 입시 스트레스 속에 공부하랴, 작품 구상하랴 이 책 한권이 나오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생각해본다면

나는 독자로서 이 책을 접하게 되었으면서, 그렇게 궁시렁궁시렁 거려서만은 안될것이리라 생각이 든다.

어느 한 부분부분, 인상적인 구절에서는 나도 모르게 흠칫- 놀라기까지 했으니까 말이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생각할 수 있는거지? 하고 나 스스로 그들의 표현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구절도 너무 많았다.

그리고 그 표현력이라고 하는 것이, 나도 그 당시 그 상황에 놓이게 되면 역시 책 속의 여리고 어린 주인공들처럼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곤 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렇게 너무나도 섬세하고 훌륭하게, 깊이있게 (마치 정말 성인 작가들이

이러 저러한 사회속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나서 찌들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여튼 많이 성숙한 경험들을 겪고나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

단어와 문장으로) 이야기해나가는 것이 정말 감격스럽기도 하고, 감탄스럽기도 하고, 정말 '요즘애들은 달라' 하는 생각도 들고

너무나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나 소재 자체가 무지 독특하다거나 흥미진진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들의 그때 그 시절 상황들을

추억하고 회상하기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세하고 진지하고 솔직한 스토리텔러들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책을 보다보면, 6 페이지에 너무나도 근사한 문장이 하나 나온다.

바로, [좋은 작가는 좋은 독자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라는 것이 바로 그 문장이다.

전적으로 동의했다. 그리고 이 청소년 작가들이 이러한 사실을 항상 유념해두고 글을 쓰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나도 모르게 가슴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좋은 독자가 되기를 우선하고, 그런 다음에 좋은 작가를 지망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꿈을 위해 노력하고 하루 하루를 이렇게 주옥같은 글들을 토해내며 살아가고 있는 그들에게

열렬한 격려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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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편지 - 제2회 네오픽션상 수상작
유현산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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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범행에 대한 이야기를 아주 당당하고 자신만만하게 편지로 써 보내면서 계속해서 살인을 저지른다.

어쩜 이렇게 당돌하고 저돌적이기 까지 할 수 있는가 싶었는데, 이러한 일련의 연쇄사건 속에 휘말려 있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시간이 흐름에 따라 범인의 뒤를 쫓아가면 갈수록, 사건의 진실이라고 하는 그 자체보다는 오히려 자기 자신들에 대한 진실에 대해

알게 되면서, 그러면서 겪게 되는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가 아주 압권이다.

조금은 의아하면서도 공감가는 이 이야기의 흐름은 거의 마지막 즈음에 가서는 흡입력에 손에 땀을 쥐게 만들어버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강약조절이 잘 되어있는 듯한 이 소설 속의 이야기는 그 자체 플롯만으로도 너무나도 흥미롭고, 소재가

쉽게 접하지 못했던 것으로서, 조금은 진부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던 보도자료를 뒤집어보이기라도 하듯이 전개되었다.

작가 유현산씨는 편집기자 출신으로, 이 책을 집필하는 데 있어서도 많은 자료와 취재를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이야기의 흐름이 굉장히 부산스럽지 않으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잘 담아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야기가 많고, 등장인물들의 심리묘사가 복잡하게 이루어지면 이루어질수록, 왠지 책 그 자체의 본질은

산으로 가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아왔었는데, 그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책이 짜임새가 있고 정리가 잘 되어 있는 듯 해서 보기 좋았다.

캐릭터들간의 갈등요소들이라든지, 매력적이고 박진감넘치는 등장인물들은 독자로 하여금 충분히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범인은 누구인가, 잡을 수 있을까 없을까, 를 고민하다보면 어느새

사건의 막바지에 접어든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추리소설을 맛있게 잘 쓰시는 분이 계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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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에 서는 기쁨 - 우리 인생의 작디작은 희망 발견기
권영상 지음 / 좋은생각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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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따뜻하고 일상적이고 소중한 우리들의 일상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는 책이었다.

좋은생각이라는 출판사에서 출간한 책인데, 혹시 15일 정도에 한번씩 출간되는 잡지(?)인 좋은생각이라는 책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아주 예전에 어렷을때부터 화장실에서 보던, 엄마가 즐겨보시던 책이었던 <좋은생각>은 정말

일상적인 이야기이면서도 우리가 소중하다고 인지하지 못했던 우리들의 이야기에 대해서 너무나도

따뜻하게 그려내고 있었어서,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가슴 먹먹해지고 괜시리 눈시울까지 뜨거워지곤 했던 공감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가득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 그때의 그 책을 떠올리게 했던 이번, 권영상 선생님의 <뒤에 서는 기쁨>은,

책 제목만큼이나, 그리고 책 표지만큼이나 아름답고 예쁜, 이야기들고 가득했다.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오밀조밀한 작은 행복들도 그렇고

또 가족들과 함께 하루 하루를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작은 에피소드들, 그러한 에피소드 하나 하나가 모여서

결국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더라.

특히 내가 좋았던 이야기는 작가 본인이기도 한 권영상 선생님께서 저녁나절에 가끔 가게 되는

뒷동산에 있는 샘터의 매점에 계신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야기인데..... 아. 정말 너무나도 공감가더라.

그가 저녁에 가끔 가게 되는 그 매점이 있는 산에 있는 샘터에는, 작가가 가는 그 시각에 되면

어김없이 매점의 할아버지께서 (아. 그러고보니 '노인'이라는 표현을 사용했고, 할아버지인지 할머니인지는

잘 모르겠다; 정확히 안나왔던 것 같은데....ㅎ 어쨌든 나는, 편의상 '할아버지' ㅋㅋ;;) 퇴근준비를 하시면서

앞에 놓여있는 종이컵같은 쓰레기들을 치우시고, 하루의 매상과 같은 것들을 장부에 적고 하는 모습,

그리고 그런 일련의 정리를 마치고 나서는 오늘 하루도 소중하게, 또 무사히 보냈다는 의식과도 같이

두 손을 모아 올려서 불을 끄는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 하루를 정리하고 마치는 느낌을 받게 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많은 공감을 했다. 그리고 누군가가 (작가가 그 노인을 바라봤던 것 처럼) 작가의 하루를 마감하는 모습을 바라본다면

그 느낌은 과연 어떠할까 - 하고, 작가가 생각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어쩌면 그런것처럼

내가 내가 보낸 오늘 하루를 정리하는 모습을 다른 누군가가 바라본다면? ....정말 그 기분이 어떨지 궁금하다.

왠지 신성하게도 느껴지는 그 노인의 모습에서 그가 느꼈던 감정처럼, 나도 그러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어쩌면 잊고 있었던 일상속에서의 소중한 한 컷, 한 컷을 돌아본 느낌처럼, 소중한 추억을 만난 느낌이 들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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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터 - 너와 내가 닿을 수 없는 거리
임은정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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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이 들려주는 삶의 고귀한 의미와 행복을 들어보고 싶다면 단연 이 책을 선택해야 한다.

삶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정말 많이 들어봤던 말이긴 하지만 '내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이

어제 죽은 누군가에게는 정말이지, 너무나도 살고 싶었던 단 하루'라는 것을 우리는 살아가면서 절대로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삶을 소중히 생각하고, 또 그 속에서 겪게 되는 수 많은 일상의 행복을 비로소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었던 것 같아, 참 뿌듯하고 기분이 좋다.

 

암환자들과 식물인간 상태의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모여서 살고 있는 요양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책은,

죽음과 생명, 삶 이라고 하는 조금은 무겁고 진지할 수 있는 일련의 이야기들을 정말 꾸밈없이 소박하고, 순수하게,

따스하고 정답게 해내고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간과할 수도 있는 우리들의 행복한 이야기들을

죽음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과 입으로 듣는다는 게 조금은 아이러니할 수도 있지만, 그런 상태에 있는 그들이야말로

삶을 제대로 객관적인 입장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또 한편으로는

만약에 내가 저런 상태라면 과연 저렇게 이야기하고 웃음지을 수 있을가 싶기도 하고...

책을 읽는동안 내내 많은 감정이 오르락, 내리락, 내 마음속에서 나를 쥐고 흔들어놓은 듯 한 기분이다.

 

암 말기의 환자, 그리고 식물인간 상태의 두 남녀, 버려진 개 등등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병 때문에

가족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하고 버림받은 사람들로 가득 공간을 채우고, 또 행복으로 하루 하루를 웃으면서 살아가는

이 곳, 행복 요양원의 사람들은, 병이 걸려서 아픈 몸 그 자체보다도 어쩌다가 재수없게 내가 이런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누구라도.. 아무리 긍정으로 똘똘 뭉쳐 있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이런 극한 상황에서는

 부정적으로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이러한 상황에서, 조금씩 조금씩, 아니면 하루가 다르게 죽음에 다가가고 죽음이라고 하는

절대적인 무언가에 맞서 싸우게 되면서 조금씩, 자신이 지금 바로 이 순간에 살아있음으로 인해서 다른 누군가에게는

또 다른 하나의 의미가 되고 가치있는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죽음을 바로 코 앞에 두고 있거나, 아니면 삶과 죽음이라고 하는 극과 극의 상황 그 경계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또 한편으로는 유쾌하고 담백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작가의 필체가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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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소리 - 듣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윌리엄 레이넨 지음, 김남미 옮김 / 길벗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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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는, 정말 조금은 의아하기도하고 당황하기도 했던 게 사실이다. 무언가, 듣는 것만으로도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말하는 듯한 모든 것들이 조금은 꺼려지기도 했던 것은 어쩔 수 없으리라 생각이 된다. 평소에 무언가에 귀를 잘 기울이는 편이 아니고 그럴만한 여유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게 사실인지라, 함께 내장되어 있던 CD도 사실은 아예 들어보지 않고 간과해버릴지도 모를 일이었다.


하지만 책을 보기 시작하고 나서는 왠지 책에 쓰여져 있는 텍스트만으로는 절대 이 책을 접하게 된 의미가 없으리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고는, 조심스레 CD 재생기에 넣고 들어보게 되었다. 역시나, ...무언가 이 소리를 듣는 순간 마구마구 행운이 나에게 찾아오리라고 생각이 드는 것 까지는 절대 아니겠지만, 내 속에 마음의 여유랄까. 조금은 무언가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관심과도 같은 것들이 생기는 것은 알 수 있었다. 행운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면 이런게 다 무슨소용이랴 - 하고 섣부르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이러한 것을 듣는 것 만으로도 내가 럭키걸이 된다고는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던 나로써는, 차라리 이러한 마음의 여유를 불러일으켜주고, 정말 행운이 내게 찾아올 것 같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되도록 도와주는 것 자체만으로도 매우 감사하게 생각되는 책과의 만남이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을 접하게 된 모든 사람들에게, CD를 절대 간과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CD에 담겨져 있는 소리들은 이 책 모두를 말하는 것이며, 여유롭고 기분 좋게, 나의 여가를 함께 할 수 있는 소리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나의 감정을 함부로 여기지 않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삶에의 접근이야 말로, 최고의 행운이 아닐까 생각된다. 바쁜 현실속에 살아가면서 무언가에 귀를 기울인다거나, 아니면 내가 살아가고 있는 당장의 업무 말고, 나와 관계 되어 있지 않은 것에 관심을 갖고 고개를 한 번이라도 돌려보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음을 느끼는 요즘이다. 항상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으면서도, 결국에 가서는 허무함만이 가득할까봐 걱정스럽기도 한 요즘인데, 내 마음속에서 쫓고 있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한 번쯤은 해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이 내게 주는 의미는 상당하다고 볼 수 있었다. 그저 단순한 텍스트와의 만남이 아닌, 진정으로 나의 올바르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위해서 함께 도와주고 걸어주는 듯한 <행운의 소리>. 조금은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 첫인상과는 달리, 지금은 두고두고 내게 행운의 소리가 필요할 때마다, 귓가에 울리게 되리라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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