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 왜 사는지 모르겠는 나를 위한 철학 수업
박연숙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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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3부로 구성되어 있는 '죽음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를 읽을 때 사실 1부는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많았었다. '죽음' 그 자체를 다루고 있는 이 챕터는 언뜻 보면 죽음에 대해 논하는 것 같기도 하면서 또 다른 면으로는 죽음을 좋은 것으로 얘기하는 것처럼 보여 거부감이 들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부에 진입하고, 3부에서 죽음에 관한 시선을 다루며 나는 점차 이 생각을 떨쳐낼 수 있었다. 죽음이란 사람의 끝을 이야기함으로서 삶에 한계성을 두게 한다. 그리고 그 한계성은 인간이 주어진 삶 안에서 최선의 삶을 살아가도록 돕는 삶의 방법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_ <원더풀 라이프>, 인생에서 한 가지 기억만을 선택한다면 무엇을 고르겠는가?
<원더풀 라이프>는 죽음의 이후,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한 가지 기억만을 선택하는 공간을 소재로 다루는 영화이다. 다음 순간에서 오로지 이것만을 간직하게 될 한 가지 기억, 한 가지 순간. 나는 이 이야기를 읽으며 과연 내 인생의 한 가지 순간은 어떤 것을 가져가야 될 지 계속 고민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한 가지 순간이라는 것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이 어쩌면 인생을 살아감에 있어 그저 "살아감"만을 중시여긴 결과라고 생각했다. 최근에 나는 목표가 없었다. 뚜렷한 열정도 없었고, 지금 주어진 것들을 수습하기도 사실 벅찼다. 노력해야 됨은 알지만 방향을 몰라 방황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 일상은 점차 단순해졌다. 그래서 나는 그 단조롭기만 했던 삶의 하루하루에서 어느 한 가지의 특별한 순간을 찾을 수 없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는 누구나 삶을 살아간다. 그 삶에 찬란함을 결정짓는 것은 결국 "어떻게"살아가는 가에 달려있게 되는 것이다.

생명은 모두 유한성을 가진다. 그러나 그 존재가 마냥 위험하다고 해서 망각하고 외면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삶에서 하나의 의미가 되는 순간을 포착하고 그것을 하나의 경험을 간직한다면 생명의 유한성을 넘어" 살아가는 순간은 우리 삶의 의미를, 살아가고 난 순간에는 우리의 정체성을 이곳에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_ 소확행, 소확행,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작더라도 보장되는 행복. 그것이 소확행이다. 책은 묻는다. 소확행이 정말 좋은 것일까? 오늘날 우리는 쉽게 위대한 사람, 용감한 사람, 혁신적인 사람이 되기가 쉽지 않다. 사회적으로 제약도 많고 틀에 박힌 규율을 어기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내게 주어진 이 공간의 안에서 최대의 행복을 찾는 것, 그것이 소확행의 탄생배경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생텍쥐페리가 우리에게 하는 말을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젊고 건강한 우리는 너무 쉽게 위대함을 포기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개인만을 중시하고 외적인 성과만을 중시하다 보니 치열한 경쟁에서 치인 대다수의 사람이 아예 꿈을 꾸지 않는 것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소확행이 부정적인 용어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소확행에 사로잡혀 이것 하나만을 중시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어릴 적 나는 모든 일이 자유로운 어른이 되고 싶었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른이 된 나는 꾸밈없이 자유로운 아이가 되고 싶었다. 마치 짱구의 '어른 제국의 역습'처럼, 이미 커버린 나를 아이로 되돌리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제금 죽음을 옆에 두고 생각해보면, 나의 그 이면에는 앞으로 살아갈 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책임이 무거워서, 다가올 끝이 두렵기에 무작정 피하고 싶었던 마음이 서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삶. 죽음. 서로 반대되지만 항상 상호보완적 관계로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것은 각자의 존재가 현재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누구나 삶의 그릇을 가지고 태어난다. 그리고 "자신이 무엇에 책임을 느끼는가의 문제, 다시 말해 책임의 크기가 그 사람의 그릇의 크기"라는 말처럼, 일생에 책임을 가질 수록 그 그릇의 크기는 점차 커지기 시작한다. 그릇의 크기가 커지는 순간이 바로 우리가 삶에 충실하는 순간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의 계기는, 바로 죽음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죽음. 더 이상 우리에게 낯선 존재가 아님을 이해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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