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들이 줄 서는 가게 1
우사미 마키 지음, 박소현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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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련님'들'이 줄 서는 가게>라는 제목 치고 로맨스 커플링은 초반부터 아주 뚜렷해서 안정감이 있다. 그러면서도 제목에 충실하게 다른 도련님들도 나와 준다. 주인공 두 사람의 이야기와 감정선에 집중하면서도 가끔 변칙적으로 다른 도련님들과 함께하는 에피소드가 나와 줘서 별미가 있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성인 연애물에서 이렇게 구김살 없이 맑으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고, 다정하고 꾸밈 없는 느낌의 남주를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빈병이 든 상자를 못 들어서 비실거린다든가(소노는 거뜬히 들어 올리는데, 이건 그냥 소노가 센 것 같다...), 쌀을 세제로 씻거나 계란도 못 깬다든가, 바퀴벌레에 비명을 지른다든가. 어떻게 보면 남주 실격 같은 모습이 나와도 마냥 귀엽게 보이는 것도 재주 같다. 보고 있으면 기분 좋아지는 캐릭터. 전화 한 통에 웬 선술집에 모여 주는 다른 친구들을 보면 인맥도 좋아 보이는데 그게 납득이 가는 캐릭터였다.(뭐 재계 협력 관계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남주 이치조뿐 아니라 여주인 소노 또한 유난스럽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그렇게 정적이지만도 않은 인물이라 두 사람 합이 꽤 좋게 느껴졌다.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성희롱 손님을 업어치기 해서 여관에서 잘렸다는 전적만 봐도... 차분해 보이는 평소에 비해 좀 의외성이 있는 캐릭터 설정 아닌가 싶다.


관계성을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천상계 사람'이라 여겼던 남주의 의외의 일면을 여주가 목격하게 되면서 점점 가까워지는 그런 흐름이다. 흔한 만큼 잘 먹히는 소재 중 하나인데, 그 맛을 부담스럽거나 과하지 않게 잘 살려 편하게 볼 수 있는 순정 만화로 요리해 낸 듯하다. 남주 대사로 설렘 포인트도 딱딱 잡아 줘서, 그 점도 좋았다. 더불어 남주가 여주를 멋지다고 생각하고, 여주가 남주를 귀엽다고 여기는 지점도 인상적이었고.

그리고 이치조가 아버지와 대립하여 무일푼으로 쫓겨났을 때만 소노가 사는 그 집에 머물 줄 알았더니 그 이후에도 거기 머물면서 의외로 동거물 흐름이 된 점도 흥미로웠다. 이 전개 덕에 두 사람이 나누는 일상에 초점이 맞춰지고, 이게 또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한 듯하다.


주요 도련님이 남주 이치조를 포함해서 네...다섯쯤 되니까 어쩌면 다양한 연애와 관계성을 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기대되기도 한다. 전통 의상집 아드님... 자주 나와 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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