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바람으로 인해 문명도, 심지어 사람조차도 녹에 침식되는 아포칼립스 세계관이다. 가상세계일 줄 알았는데 현대(?) 일본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물이라 조금 놀랐다.
판타지물이라고 적었지만 SF 같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위에 적은 세계관도 그렇지만 버섯이 (인간 문명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빌딩을 다 무너뜨리며 펑펑 자라나기 때문이다. 국내 SF 소설에서 확인되는 인간 문명에 대한 반성 같은 게 느껴지는 장면 같았다(추후 전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1권을 본 느낌으로는 그랬다).




주인공인 비스코는 '버섯지기'로 지명수배가 걸린 몸. 버섯 포자가 녹을 퍼뜨리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실상은 정반대. 오히려 버섯은 주변의 녹을 흡수하며 성장한다. 국가기관에서 이런 사실을 모를 것 같지는 않은데 무슨 이유로 이런 그릇된 인식을 퍼트리는지(또는 묵인하는지) 궁금하다. 어쨌든 비스코는 현재 여행 중이다. 자신의 스승인 쟈비가 녹에 침식당하는 중이기에, 그를 살리기 위해 '모든 녹을 빨아들인다는 전설의 버섯, 녹식'을 구하기 위해서.



그 여행길에 쟈비가 부상을 입게 되어 근처 마을에서 의사를 찾는다. 우연히 마주친 아이를 무상으로 치료해 줄 만큼 선하고, 현청으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을 만큼 유능한 의사, 미로. 미로에게는 누이인 파우가 있는데, 파우 또한 쟈비처럼 녹에 잠식되는 중이다. 자경단장으로서 일을 처리하기도 어려워 집에서 쉬는 처지. 비스코와 미로는 각자의 소중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함께 녹식을 찾아 떠난다- 는 것이 1권의 이야기다.



참신한 세계관, 절박하고 선량한 목적을 지닌 두 주요인물, 선을 많이 쓰면서도 알아보기 쉬운 작화가 좋았다. 그리고 단순히 말해 한 번 책을 잡으면 쭉 몰입해서 보게 되는 그런 작품이라 재밌었다. 원작 소설의 성과나 애니에 따르는 호평을 보면 계속 재밌지 않을까 싶어 기대된다. 최근 2권도 출시되었던데 얼른 전자책도 발행해 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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